환경운동연합 등 "녹조모니터링 지점 취수구로 바꿔야"

2021-08-25 11:36:40 게재

취수구 수km 상류, 강 한가운데서 모니터링

"조류경보제 매뉴얼을 보면 호소에서 상수원 취수구는 반드시 취수지점에 포함한다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하천에는 이 원칙이 빠졌다. 낙동강 조류 모니터링 지점은 물금만 빼고 대부분 취수구 수천미터 상류 강 한가운데 있다. 그러니 조류경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최승호 뉴스타파 피디의 말이다. 최 피디는 "취수구에서 무려 멀리는 7km, 가까우면 2km까지 떨어진 곳, 그것도 강 한가운데 물 흐름이 있는 곳에서 녹조 모니터링을 한다"며 "취수구는 강 가장자리, 녹조가 발생하기 쉬운 곳에 있기 때문에 이런 모니터링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낙동강 녹조 심각한데 환경부 외면"│24일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열린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가 녹조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남준기 기자


24일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열린 '낙동강 금강 독성조류 분석 기자회견'에서 낙동강과 금강에서 물놀이 기준치 수백배에 달하는 녹조 독성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세상과 함께, 환경운동연합, 오마이뉴스, MBC PD수첩,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7월 28일부터 8월 20일까지 낙동강 27곳, 금강 5곳의 물 샘플을 채수했다. 녹조 독성 분석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녹조 독성을 연구해온 이승준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조사 결과 낙동강 대구국가산업단지 취수장에서는 녹조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리터당 4914ppb, 창녕함안보 우안에서는 4226ppb, 창원 본포취수장 우안에서도 1555ppb 검출됐다, 두 강의 여러 지점에서 수백ppb 수준의 녹조독성이 측정됐다. 또 수상스키 등 사람들이 레저활동을 하는 곳에서도 매우 높은 녹조 독성이 측정됐다.

이번에 검출된 녹조 독성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틴이다. 청산가리의 20~200배 독성 때문에 간암 등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WHO와 미국 환경청(EPA)은 먹는물 기준 마이크로시스틴의 1일 허용치를 1ppb로 정하고 있고, 20ppb 이상이면 물놀이 등 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을 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환경부는 낙동강의 상수원 4곳에서 1주일에 한번씩 녹조를 측정해 경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올 여름 낙동강의 상수원 4곳 중 '물금 매리' 1곳만 비교적 높은 단계인 '경계 단계'가 발령됐을 뿐 2곳은 '관심 단계', 나머지 1곳은 경보 미발령 상태다.

곽상수 대구환경연합 운영위원장(고령군 연리들 이장)은 "녹조 문제의 핵심은 보 개방인데 문재인정부는 '지역의 농민이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보 수문을 열지 않겠다'고 하는 등 소극적인 대응을 해왔다"며 "현재 함안보 전면개방에 대해 반대하는 농민이 한명도 없다. 이런 노력을 진작부터 했다면 낙동강 8개 보 모든 수문이 다 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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