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동안 무용지물, 도암댐

1991년 한국전력이 수력발전용으로 건설

2021-09-27 11:33:36 게재

1991년 준공된 도암댐은 강릉수력발전소로 발전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전력(현 한국수력원자력)이 건설했다.

원래 설계대로라면 도암댐 물은 백두대간 지하로 뚫은 15km의 도수터널을 지나 강릉 남대천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른바 '유역변경식 발전'이다.

도암댐 전경. 곤돌라 종점이 보이는 산이 발왕산이다.


당시 1163억원이나 들어간 큰 사업이었지만 수질 등 환경에 대한 고려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암댐은 평창군 대관령면(구 도암면) 일대의 모든 물줄기가 송천으로 모이는 지점에 건설됐다. 도암댐 상류에는 대관령 일대 엄청난 면적의 고랭지 채소밭과 축산단지, 골프장, 용평리조트 알펜시아 등의 레저단지가 산재한다.

자연 지형도 도암호 수질 악화에 한몫을 한다. 1458미터 높이의 발왕산 동쪽, 경사 급한 수하계곡을 막았으니 인위적인 오염부하가 없어도 산에서 내려온 부엽토와 유기물질 등이 쌓여 부영양화될 가능성이 큰 조건이다.

수질오염이 얼마나 심했으면 도암댐 하류 송천에는 우리나라 댐 가운데 유일하게 '수질정화용 저류조'가 설치됐다.

최근 들어 고랭지 채소밭의 비점오염원 관리가 강화되면서 도암댐 수질은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그러나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와 탁도 등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을 뿐 '총대장균균수' 등 생물적 지표, 냄새 등 심미적 지표는 여전히 엉망이다.

고량지 채소밭에 주로 뿌려지는 비료는 소 돼지 분뇨보다 BOD부하량이 훨씬 높은 '닭똥'이기 때문이다.

글·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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