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산업용 → 차량용' 전환은 추가 검토

2021-11-16 12:03:47 게재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안전성 시험 … 특정대기유해물질인 알데히드 19.8% 배출 증가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요소수 수급 관련한 대책으로 논의됐던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검토가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중국이 원료인 요소 수입을 사실상 제한하면서 중국 요소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에선 요소수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와 관련한 실험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요소수 수급 안정 언제쯤│14일 오후 요소수 주요 거점지역 주유소 중 한 곳인 전북 완주군 호남고속도로 천안방향 이서주유소에서 관계자가 화물차에 요소수를 주입하고 있다. 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국립환경과학원은 실험을 위해 비차량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에 맞도록(요소 농도 32.5% 내외) 제조한 6개 시료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중·상 수준의 알데히드 농도를 가진 시료 2종을 차량에 주입해 실제 주행 뒤 배출되는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2일부터 11일간 검토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2개의 시료를 배기량 2500cc급 경유화물차(기아 봉고3, 2021년식)의 요소수 탱크(용량 약 15리터)에 주입해 주행 뒤 배출가스를 분석했다. 문제는 특정대기유해물질인 알데히드였다. 시료 1에서는 차량용 대비 7.9% 감소했지만 시료2에서는 19.8% 증가했다. 알데히드는 카르보닐계 화합물로써 제지 접착제 등과 같은 제조공정이나 자동차로부터 직접 배출되며 요소 표면의 코팅제로도 사용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시험결과에 대해 요소수 제조업체, 자동차 제작사, 대기환경 전문가들은 산업용 요소수 사용에 의한 환경적 영향과 차량의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에 미치는 안전성 등 정확한 평가를 위해 추가적인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또한 산업용 요소수의 경우 그 제조 목적에 따라 성분 함량에 많은 차이가 있어 성분 함량의 조건에 따라 그 적용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시험만으로는 비차량용 요소수의 적용성을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시험 차종(3.5톤 마이티) 등을 추가해 기술검토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주유소 재고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100개 주유소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재고 현황을 파악해 부족분은 최대한 빨리 보충하기로 했다. 또한 이르면 16일부터 재고 정보를 매일 2회 이상 인터넷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근본적인 문제인 요소수 수급 안정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급 외교채널 및 해외 무역관(KOTRA), 현지 공관 등 다양한 외교 채널을 동원해 이미 확보한 중국 1만8700톤 중 수출 전 검사 미신청 물량의 조속한 신청과 베트남 등 제3국으로부터 추가적인 해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설명이다. KOTRA 하노이 무역관 및 베트남 대사관, 현지 민간 전문가 등은 현지 화학그룹 회장 및 고위급 인사 등과 지속 접촉한 끝에 베트남 산업부로부터 기존 계약 진행물량 5000톤 외에 추가로 3000톤을 공급 받기로 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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