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관광 활성화 마중물 '청년카페'

2021-11-17 11:30:35 게재

동작구 전망·커피맛집 '더한강' 인기

본동 '용양봉저정 명소화' 사업 연계

"기대 이상입니다. 솔직히 영업이 될까 우려도 했죠."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은 "만약의 경우 적자를 보전할 방법까지 고민했다"며 "한달만에 연간 임대료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웃었다. 본동 도시재생뉴딜 지역에 9월 문을 연 동작청년카페 1호 '더(THE) 한강' 이야기다.

동작구가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매개로 청년카페를 조성해 톡톡히 성과를 내고 있다. 정식 개장도 전에 매일같이 200여명 가량이 찾는 등 벌써 한강변 '전망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청년카페 더한강을 찾아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동작구 제공


더한강은 지하철 9호선 노들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다. 조선시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행길에 쉬어갔던 용양봉저정에서 동작구가 새롭게 조성한 자연마당으로 올라가는 진입로 중간쯤이다. 가까이 한강과 용양봉저정 공원이 발아래 펼쳐지고 멀리 남산과 북한산 관악산, 영등포구 여의도와 용산의 고층빌딩, 송파구 잠실까지 한눈에 담긴다.

이창우 구청장이 '청년 카페거리'를 통한 도시재생 활성화에 착안, 공공에서 물꼬를 텄다. 저층 주거지가 밀집된 지역인 만큼 생활환경 개선을 넘어 젊은층을 유입시킬 방안으로 '카페'에 주목했다. 이 구청장은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자연경관이 그대로 살아있는 지역"이라며 "청년들 생각이 성패를 좌우하겠다 싶어 청년 사업자를 공모했다"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방치돼있던 경로당 건물을 한강 조망 중심으로 대수선했고 주민 대상 공모로 이름을 정했다. '서울에서 한강이 가장 잘 보이는 카페'를 주민들은 '더한강'이라 명명했다.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과 한강대교 남단과 연결되는 진입로를 확충했다. 연말까지 전망대와 보안등 안전조명을 추가하고 진입로 계단과 옹벽 등을 개선한다.

낮에는 삼삼오오 소모임이나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이른바 '카공족'이 둥지를 틀고 저녁이면 청년층과 가족들로 붐빈다. 출발 당시에는 20대 청년이 친구 도움을 받아 운영했는데 지난달 정식 개장 이후에는 가족이 고정적으로 지원에 나섰고 단기일자리(알바)도 늘었다. 고용창출 효과까지 확인된 셈이다. 운영진은 "장사가 잘 되느냐"는 질문에 "여기 땀 흘리는 거 보이지 않느냐"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동작구는 내년 말까지 인근 경사지에 전망카페를 추가로 조성한다. 공공의 움직임에 더해 민간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창우 구청장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공에서 우선 투자했다"며 "민간 카페 조성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니 조만간 자연스럽게 카페거리가 조성될 것같다"고 말했다.

본동이 품은 또하나의 매력은 '용이 뛰놀고 봉황이 높이 난다'는 용양봉저정이다. 정조가 쉬어갔던 공간을 활용해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을 민선 6기부터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자연마당을 조성해 개방했고 공원 정상까지 산책로를 연결했다. 야경 전망 명소에는 하늘전망대와 포토존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역사적 가치를 극대화한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음식점 등이 수십년간 점유했던 공간을 광장으로 탈바꿈시킨다. 한강 조망을 가리던 노들고가가 철거되고 노들공원 대수선이 마무리되면 노들로에서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걸어서 먹고 보고 즐기는 여행이 가능해진다.

인근 사육신공원도 재단장, 노량진 일대를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역에 산재된 우수 자원을 연계하니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며 "하루 머물다 갈 수 있는 숙박공간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강에서 관악산까지 녹지축을 연결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경제거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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