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동 128번지'를 아시나요

2021-12-07 11:30:56 게재

종로구 '낭독음악극' 제작

이회영 선생 가족 이야기

서울 종로구 통인동 128번지. 통인시장이 있어 대충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그곳. 우당 이회영 선생 일가가 광복 이후 본적을 둔 주소지다.

종로구가 지역 역사인물 찾기 일환으로 이회영 일가의 이야기를 담은 낭독음악극을 제작했다. 종로구는 '통인동 128번지'를 12월 한달간 온라인으로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종로구가 우당 이회영 선생 일가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담은 극을 제작했다. 이달 말까지 종로문화재단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종로구 제공


이회영 일가는 1910년 겨울 독립운동을 위해 전 재산을 처분하고 다함께 압록강을 건넜다. 대대로 문벌이 높은 집안을 의미하는 '삼한갑족(三韓甲族)'으로 꼽히던 일가는 현재 중구 명동과 남대문 일대는 물론 경기도 남양주까지 땅을 보유하고 있었고 조선에서 손꼽히는 갑부에 속했다. 중국으로 망명한 뒤 독립운동을 이어가다가 자금부족으로 조선에 돌아왔고 그때 통인동 128번지에 머물렀다.

일제강점기지만 큰 어려움 없이 여생을 보낼 수 있었던 일가가 전 재산을 처분해 중국으로 망명한 사연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선생의 부인이자 독립운동 동지였던 이은숙 여사가 남긴 '서간도 시종기'를 통해서도 일가의 독립운동사를 엿볼 수 있다.

낭독음악극은 이회영 선생과 부인 이은숙 여사 이야기를 중심으로 독립에 모든 것을 걸었던 가족 이야기다. 종로구와 종로문화재단은 통인동 128번지가 가족의 본적지가 된 사연에 주목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우당 이회영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음악극 형식으로 구성해 대중성을 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이달 말까지 종로문화재단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무대공연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과 협력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완성했다"며 "1910년 겨울, 차디찬 압록강을 건너던 이회영 일가를 비롯해 종로의 역사·문화적 인물을 조명하고 기리는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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