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유역 안전한 물, 보 수문 열어야"

2022-07-01 11:07:30 게재

환경부 "취수원 다변화에 2조5000억 투입" … 시민단체 "보 개방해야 낙동강 수질개선"

6월 30일 오후 3시 낙동강 칠서 지점에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16일 '관심 단계' 발령 이후 14일 만의 상향 조정이다. 칠서 취수장의 물은 창원시 일대 상수원으로 공급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칠서 지점의 유해 남조류 세포수를 측정한 결과 6월 20일 8만2242셀(마리)/㎖, 27일 2만2819셀/㎖를 기록했다. 조류경보 경계 단계는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2회 연속 1만마리를 넘기면 내려진다.
6월 말 경남과 경북 경계인 낙동강 율지교 지점. 합천보 상류 낙동강과 회천이 만나는 합수지점이 온통 녹조로 뒤덮였다.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이날 환경부(장관 한화진)는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정부사업으로 확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환경부는 "이 사업은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를 통해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낙동강 유역 700만 주민의 먹는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총사업비 2조4959억원을 투입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업은 크게 3가지다.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대구 경북에 하루 30만톤을 공급하기 위한 송수관로 45.2km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를 취수해 하루 90만톤을 부산 경남에 공급하는 취수시설과 송수관로 102.2km △반구대암각화 보호를 위해 청도 운문댐에서 울산으로 물을 공급하는 송수관로 43.8km 등이다.

한편 지난달 말 해체된 환경부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보도자료나 브리핑도 없이 인터넷에 '한강·낙동강 수질예측 모델링 보완연구(II-1)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한강과 낙동강의 11개 보를 해체하면 녹조가 줄어들고 수질이 좋아진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2018년과 2019년의 기상 조건에 따라 보가 있을 때와 보를 해체했을 때 예상되는 수질을 비교했다. 보가 없을 경우 조류경보제 관심단계 발령일수가 줄었고, 낙동강 칠곡보의 경우 보 해체 후 조류경보 발령일수가 93일에서 25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연구 결과 4대강 보 해체가 녹조 저감과 수질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며 정부가 4대강의 보 처리와 자연성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1일 "낙동강 하류에는 구미와 대구 산업단지의 화학물질이 내려오기 때문에 강변여과수 개발 등 취수원 다변화는 필요하다"며 "하지만 지금 더 시급한 문제는 상수원수와 농업용수에서 녹조 독성이 검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일단 녹조가 발생했다면 보 수문을 열어 녹조를 완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윤정부 이후 환경부가 함안보 수문 4월 초 개방 약속을 계속 연기하는 등 낙동강 녹조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남준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