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7년전 경고에도 … 뒤늦게 긴급조치

2023-08-04 11:11:18 게재

매일 1000여명 질환 호소 … 의료시설 부족

'운영 미숙' 질타, '일정 중단' 목소리까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운영 미숙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총리실을 포함한 정부 부처 총력지원 체제로 전환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야영축제가 '잊고 싶은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3일 새만금잼버리조직위는 새만금 현장의 영내활동을 최소화하고 대회장 밖의 전북 시군의 영외활동 위주로 재편했다고 밝혔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내부 시설 운영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3일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참가자가 261명에 달했는데 직접 야영장내 의료시설을 찾은 참가자를 포함하면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지만 영내 의료시설과 편의시설 부족해 '일정을 중단·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스카우트 대원 4500명, 1000여명을 파견한 영국과 미국이 외교채널을 통해 폭염 피해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문제로 비화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현장의 문제점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하라"면서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4일 새만금 현장에 100대 이상의 쿨링버스가 배치돼 스카우트 대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덕수 총리도 4일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조했다. 앞서 총리실은 △영내 프로그램 최소화 △그늘막·편의시설 확대 △군의관·공병대 파견 등을 부처별로 지시했다.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 폐막까지 새만금에 상주하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3일 현장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교육부는 교육청의 교육·휴양 시설을 참가자들의 숙소로 활용할 것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만금 현장의 폭염피해가 극심해 질 경우를 대비하자는 취지다. 정치권도 동참했다. 국민의힘은 4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K-컬처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데, 이번 잼버리가 잊고 싶은 기억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부의 대처를 촉구했다.

정부와 조직위의 이같은 대응이 초기에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6년 전북도 요청으로 '2023 세계잼버리 타당성조사 결과 보고서'를 내놨다. 새만금 잼버리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재해예방과 대처 관련 기준이 한국 새만금 지역 상황에 맞는지 점검 △용수 배수 관련 사업 주체 불분명, 배수 사업의 추진(완료 시한)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해 대비 △행사 개최 지역 주체(전라북도)와 행사 진행 주체(스카우트연맹) 사이에 명확한 역할분담 사전에 확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년 전에 이번 대회 개막 후 드러난 운영 미숙과 안전사고에 대한 경고가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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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이명환 이재걸 김신일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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