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북극항로 통해 석유무역 활발

2023-10-18 11:33:04 게재

교역 올해 2천억달러

사상 최대 수준 예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제3회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 양국 교역규모가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2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극항로는 양국을 잇는 새로운 교역로가 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이날 발행한 북방물류리포트와 CNN 등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에서 에너지 구매를 늘리고 러시아 시장에는 중요한 소비재 공급원으로 자리잡았다.

이달 초 발표된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양국 간 무역액은 15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올해 2000억달러 무역규모를 달성하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19년 세운 목표시점보다 1년 앞당기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달초 보고서에서 7월 중국의 원유 수입은 20%가 러시아산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인도와 함께 7월 러시아산 석유 수출의 8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KMI와 미국의 소리(VOA) 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전략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은 올해 러시아유조선이 중국항만으로 입항한 건수는 12건이라는 정보를 공개했다. 유조선은 바렌츠해에서 베링해협까지 러시아 해안을 따라가는 북극항로(NSR)를 이용했다. 지난해 말 한 차례 시범항해를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이 항로는 대중국 석유수출항로가 아니었다.

KMI는 중국과 러시아가 적대적인 서방에 대항하는 긴밀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핵심 균형추로서 서로 역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쉘, BP 등 서구 에너지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러시아는 북극개발이나 야말 LNG터미널같은 사업을 중국기업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 중국은 러시아 에너지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북극권에서 중국입지를 강화하고 북극항로 및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인접국'을 표방하며 북극항로를 육·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에 포함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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