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이 세계 에너지수요 증가의 90% 차지
IEA "화석연료 비중, 2010년 81%에서 2035년 75%"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말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35년까지 에너지수요가 3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에너지소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성장은 2035년까지 거의 140%에 달하고, 인구도 현재보다 19억명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는 2013년 7월 현재 중국 13억5000만명, 미국 3억2000만명을 합한 숫자보다 많은 수치다.
IEA는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세계 에너지수요 증가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례로 중국의 2013년 자동차 판매량은 2200만대였다. 전 세계 신차 판매량이 8000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이 중국에서 팔렸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쯤에는 1억대 이상의 새로운 자동차가 중국 도로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공장역할을 담당하며 폭발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이끌었던 중국은 2020년 매년 1억1500만명이 해외로 휴가를 떠나 항공 등 새로운 에너지수요도 만들어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IEA는 이와 함께 화석연료(석탄·석유·가스) 비중은 2010년 81%에서 2020년 79%, 2035년 75%로 조금씩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고, 화석에너지 비중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지구온난화 우려에 따른 급격한 감소는 없다는 예측이다.
세계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 작가 대니얼 예긴은 "역사적인 관점을 볼 때 에너지 전환은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이루어졌다"며 "석유가 석탄을 누르고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데도 거의 한 세기가 걸렸다"고 말했다.
2030년이면 세계 에너지소비량이 35%쯤 늘어나겠지만 에너지 구성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어 "에너지 시스템은 휴대폰처럼 금방 다른 유형으로 교체되지 않는다"며 "발전소는 수명이 60년 이상이고, 새로운 유정을 발견해도 탐사에서 생산까지 보통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대니얼 예긴은 다만 "셰일가스는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20년이 걸렸지만 일단 출시되고 나서는 몇 년 사이에 천연가스 뿐 아니라 원자력에서 풍력에 이르는 여러 경쟁자원의 경제구조까지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IEA는 2035년까지 석유 13%, 석탄 17%, 가스 48%, 원자력 66%, 신재생에너지 77% 등 모든 에너지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판도를 크게 뒤흔들 정도까진 아니지만 셰일가스 붐을 등에 업은 가스와 신재생에너지의 증가율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