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전문가 이선진 교수가 전하는

미얀마와 중국의 국경도시, 무세와 루이리의 변화

2014-09-25 13:57:50 게재

중국 대동남아 정책으로 자국·인접국 동시 발전

중국의 초기 동남아 진출 전략은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와 도로를 건설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자국 내륙지방의 발전과 인접국의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중국은 미얀마를 통해 인도양으로 진출한다는 장기전략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동남아 진출, 인도양 진출 그리고 최근의 실크로드 전략은 미얀마와 중국의 국경도시인 무세와 루이리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선진 교수가 들른 곳도 바로 이 두 도시다. 이 교수는 수년째 양국 국경도시를 둘러보며 발전상을 직접 확인했다.

미얀마의 무세는 중국의 루이리와 마찬가지로 출입국 관문과 관세보호구역이 있는 국경도시다. 지난 2010년 찾은 무세는 마을에 3층짜리 건물도 눈에 띄지 않는 궁한 모습이었다. 2012년에는 국경 철조망을 따라 4~5층짜리 주택 수십채가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올해 7월 무세는 곳곳에서 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10여층짜리 건물도 몇 채 보였다.

또 무세 입구의 양국 공동운영 보관 창고에는 통관을 기다리는 대형 화물 차량이 꽉 들어차 있었다. 여러 방향에서 오가는 대형 화물차량으로 인해 무세 마을 전체가 화물차량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이 교수는 "미얀마 사람이 중국을 따라갔든, 아니면 중국 사람들이 건너와서 투자한 것이든 냇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초기 동남아 전략인 '길을 따라 사람, 물건(교역), 돈(투자)가 흐르게 한다'는 목표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무세가 중국 국경 마을 루이리의 발전을 따라가는 동안 그 모델이 된 중국의 루이리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

2012년 7월 찾았던 루이리는 국경 지역 일부 구간에만 저층·고층 건물이 들어섰으나 이제는 국경을 넘어 시 중심까지 건물들이 이어져 있다. 4년 전만해도 작은 도시에 불과했던 루이리는 대도시로 변신하고 있었다. 루이리의 급격한 발전에 대해 이 교수는 "루이리로 이어지는 대규모 인프라 개발사업을 주목한다"며 "미얀마 경유 가스·석유 파이프라인이 중국의 루이리-바오산-쿤밍을 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여행에서 중국 내륙에서 루이리까지 철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도 목격했다. 이 교수는 "일부 공사 구간은 내가 지나고 있는 도로 위로 건설 중이었다"며 "산 위에 일정 간격으로 박혀 있는 지주를 보니 어마어마한 높이였다"고 전했다.

중국은 당초 이 철도를 미얀마의 무세-라쇼-만달레이를 거쳐 인도양까지 건설하기로 미얀마 군부정부와 MOU를 맺었다. 하지만 미얀마 테인 세인 대통령 취임 후 보류를 선언하면서 미얀마 지역은 철도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교수는 "미얀마는 중국의 파이프라인 건설과 철도·도로망의 인도양 진출 전략(미얀마 회랑)의 핵심인 만큼 중국이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지역을 직접 둘러보니 인도양 진출을 노리는 중국의 집념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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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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