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한국, 중국과 일본을 이끄는 예인선 역할해야
지난달 열린 9차 한중일 고위급 회의(SOM)는 우리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면 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중일관계가 경색되면서 올해 의장국이 정해지지 않았고, 영토문제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중·일이 3국간 협의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의장국이었던 우리 정부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협력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판단 하에 주도적으로 움직였다. 회의 개최에 부정적이던 중국과 일본은 한국의 끈질긴 설득에 3국 협력체제 필요성을 인정하고 한 테이블에 앉았다.
어떤 전문가는 우리 외교가 중국과 일본을 이끄는 예인선(tugboat)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움직임이 둔한 항공모함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이 우리에게 있고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강대국 미국이 2차 세계대전 후 영토 문제에서 모호한 자세를 취해 전략적 이익을 얻었다면 우리도 틈새를 공략하는 순발력을 활용해 국가 이익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번 한중일 고위급 회의를 성사시켰듯 화약고로 남아 있는 동북아의 영토문제를 논의할 대화의 장을 만들어나가는 역할도 우리 몫이다. 대화체제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영토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단지 중일간의 주도권 다툼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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