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원 기자의 외교 포커스│대화관계 25주년 맞은 한국-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한국, 아세안 10개국 정상 모아 특별정상회의 연다

2014-12-03 00:00:01 게재

11~12일 부산 벡스코서 개최 … 교역량 2위, 무역수지 1위의 주요 경제협력 대상




지난 1989년 대화관계를 수립한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이 관계수립 25주년을 맞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갖는다. 오는 11~12일 부산 벡스코 등지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개최되는 첫번째 다자정상회의로 모두 10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한-아세안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 비전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5년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나눔과 돌봄의 아세안 공동체' 건설 지원 등 한국과 아세안 국민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아세안은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 = 지난해 10월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은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동평화·공동번영·공동발전을 이루어내자"고 말했다. 이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한-아세안 안보대화 채널 신설과 한-아세안 FTA 업그레이드, 민간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한-아세안 비즈니스협의회 설립 등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과 아세안의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한-아세안 CEO Summit'이 열리고 양측의 중소기업 상호 진출 지원을 위한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도 출범한다. 이는 핵심경제 파트너인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을 심화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아세안 국가들을 끌어들일 만한 아이디어도 제시된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인적자원 개발 지원과 아세안 문화원 건립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최종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은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세안 국가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더 발전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09년 이어 5년 만에 열리는 특별정상회의로 아세안 이외 국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2번 개최한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

 


◆아세안 정치·경제적 영향력 증대 = 특별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내년 아세안 공동체의 출범은 역내 아세안의 위상을 강화시키고 동아시아 협력과 지역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15년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앞두고 한·아세안 관계를 보다 큰 전략적인 틀에서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아세안은 이미 우리 외교의 주요 축으로 부상했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제2의 교역상대국이자 해외투자지역이며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또 우리의 소프트파워 강화에 꾸준하게 힘을 실어주는 한류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정치안보적 파트너로서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아세안은 국제사회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신뢰구축의 조력자로서도 의미 있는 상대다. 아세안 10개국 모두 북한과 수교국이며, 한반도 안정과 평화확보를 위한 우방 국가들이다.

특히 아세안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세안+3 정상회의, EAS(동아시아정상회의) 등 역내 지역공동체 논의에서 중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동아시아 협력과 통합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다자무대에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정치 안보 이슈를 제기하는 데 있어 아세안 회원국들의 지지는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처럼 아세안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아세안을 향한 강대국의 손짓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 일본 아베 총리는 지난해부터 앞다퉈 아세안 순방을 다녔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은 자국과 아세안 간 협력 강화를 위한 허브 겸 전초기지로서 아세안센터를 설치하고 지원을 확대중이다.

◆한국의 성장동력원, 아세안 =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가장 중요한 한국의 경제협력 파트너다. 2013년 한국 총교역량 1조 달러중 대아세안 교역량은 1353억 달러(13%)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대아세안 흑자는 287억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1989년 대화관계 수립 당시 83억 달러에 불과했던 한-아세안 무역규모는 지난 24년간 16배가 증가해 2013년 1353억 달러(수출 820억달러, 수입 533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 한국 전체 무역량 1조750억 달러 중 아세안과의 교역이 13%를 차지하며 아세안은 EU, 일본,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한국의 2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또 무역 흑자 중 65%를 아세안으로부터 얻고 있다. 대아세안 해외건설 수주도 지난해 143억 달러(총 수주액의 21%)로 중동(40%)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2009년 한-아세안 FTA 전면 발효 이후 투자, 서비스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이 확대되면서 아세안이 한국의 3대 투자 대상지역이자 2대 해외 건설 수주지역으로 떠올랐다. 한-아세안 FTA 활용률 제고를 위한 추가자유화 협상이 예상대로 타결될 경우 정부는 2015년까지 1500억 달러, 2020년까지 2000억 달러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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