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약 먹어도 소용없는 편두통

2015-01-21 11:05:08 게재
주변에서 머리가 아프다는 환자들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편두통은 1년 동안의 누적 유병률이 미국 13%, 유럽에서 15%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오심, 구토, 빛공포증, 소리공포증 등이 있다.

편두통 예방약으로는 칼슘채널길항제, 항전간제,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등의 여러 가지 약물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약의 임상연구에서 탈락률이 높고 여러 부작용으로 환자의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편두통 치료에서는 규칙적으로 식사, 운동, 숙면은 필수적이다. 편두통 치료 약물의 남용 탓에 오히려 약물 과용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왜 약물을 과용하는 것이 나쁜지, 약물을 중단하면 일시적으로 두통이 악화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인을 완전히 끊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진료하다 보면 커피를 한 잔만 마시면 완전히 두통이 사라진다고 하면서 도저히 카페인을 끊을 수 없다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카페인은 두통유발요인 중 하나로 카페인 중단으로 두통이 치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노력에도 만성적인 두통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편두통의 침치료에 관한 연구는 국제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점차 편두통 예방에 침치료가 효과적임을 지지하는 증거들이 늘어가고 있다. 외국에서도 보험에서 편두통 침치료를 보장해주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약 복용이나 주사제 형태의 한약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개발된 한약들의 편두통 치료에 관한 연구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편두통 환자에게 오령산이나 오수유탕 같은 약물을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많이 처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방법이 우수한 7개의 연구를 모아 582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한약이 두통발작의 빈도를 플라시보한약보다 절반 정도로 줄인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두통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하거나 두통점수가 50% 이상 감소한 사람의 비율도 한약을 복용한 사람이 플라시보 한약을 복용한 사람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편두통 때문에 고생을 하고, 약물을 남용해서 두통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 한의약치료를 시도해 보길 바란다.

임정태 경희대한방병원 한의약임상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