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북한은 과연 '좋은 이웃'을 가졌나

2015-03-04 00:00:01 게재
미얀마의 개혁개방 사례를 보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두 가지 의문이 생겼다.

첫번째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붕괴론에 근거하고 있을까 아니면 북한의 정책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을까.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개혁개방을 선택한 몽골, 베트남, 미얀마 등을 예로 들면서 북한도 이런 변화의 물결을 외면 말고 직시해 하루 속히 개혁과 대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정책변화를 촉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교류협력을 차단한 '5·24조치' 기조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가 '북한붕괴'를 기다리고 있다고까지 말한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말해 한미가 북한의 점진적 변화보다 급변사태를 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았다.

제재만 강화하고 대화나 관여의 노력이 없던 시기, 미얀마는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독재체제를 유지했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미얀마의 정책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두번째로 든 의문은 북한이 미얀마처럼 좋은 이웃을 가졌나 하는 것이다.

미얀마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라는 울타리에 속해 있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미얀마를 회원국으로 받았다. 주변국과의 교류와 신뢰가 미얀마를 서서히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게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지금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외톨이 상태다. 고립이 심화될수록 의식하거나 상의할 수 있는 이웃이 없어지고 그런 만큼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우리가 '좋은 이웃'이 돼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면 가장 좋겠지만 적어도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제재일변도 정책 추진은 피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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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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