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5.18%' 가 뜻하는 것

2015-03-11 12:48:08 게재

통일부는 올해 발간한 '2014통일백서'에서 개성공단 중단-재가동 과정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같은 잘못된 행동에는 단호히 대처하면서도 대화를 통해 남북간 현안문제의 해결을 모색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개성공단은 국제화를 지향하는 방향에서 발전적으로 정상화되었습니다."

2013년 당시 정부는 실무회담 성과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설립을 꼽으며 북측 총국 하에 놓여있던 개성공단을 남북 협의를 통한 운영체제로 바꾸었다는 데 의의를 뒀다. 이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북한은 협의기구인 공동위원회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관련 규정도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문제의 원인은 1차적으로 북한에 있지만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지렛대가 없다는 점은 우리 정부의 약점이다.

북한의 막가파식 행태와 정부의 원칙주의적 대북정책의 충돌이 개성공단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북한은 이번에 월 최저임금을 5.18% 인상해 통보했다. 5.18%라는 수치는 아마도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인상률을 제시하려는 의도와 함께 '5% 상한'이라는 남북 합의사항을 깨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편으로는 이 인상률이 터무니없는 수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남한과의 협상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5% 상한 규정'에 대한 논의도 협상테이블로 가져가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단순한 경제사업이 아닌 민족협력사업, 평화협력사업이라고 인식한다면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간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또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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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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