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행령안, 위임범위 벗어났다"
국회 입법조사처 해석
국회 입법조사처가 정부의 세월호시행령안이 세월호특별법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난 '모법 위임 범위 일탈'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13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한 국회 입법조사처의 해석을 공개했다.
시행령안은 모법인 세월호특별법에 규정한 법위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만을 규정할 수 있다.
대법원은 시행령이 위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 축소할 경우 위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위의 구성인원을 특별법상 120명이 아닌 90명으로 제한한 것은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이다.
입법조사처는 "특별법이 직원 정원의 상한(120명)만을 규정하고 하한은 별도로 제한을 두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해 형식적으로는 시행령안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질적으로 시행령안의 정원 제한이 특위 활동을 제약해 법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에는 위임의 한계 일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입법조사처는 정부에서 "처음은 90명으로 시작했다가 필요하면 늘리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시행령안 부칙 2조는 '정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조직 진단 및 직무 분석을 통한 시행령 개정'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대해 "향후 정원 확대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짧은 위원회 활동기간(1년~ 1년 6개월)을 고려할 때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정원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쟁점은 사무처 조직을 위원회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시행령이 임의로 정할 수 있느냐였다.
정부 시행령안은 특별법 15조 2항을 근거로 특위 사무처의 조직과 업무 분장을 임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특별법 18조 5항은 사무처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이 아닌 '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두개의 조항을 '규범조화적 해석'을 위해선 '위원회 규칙'으로 하는 18조 5항을 '특별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이에따라 위원회 내부 기관 중 사무처 조직은 특별법 18조 5항을 따르고, 사무처를 제외한 다른 조직은 15조 2항에 따라 대통령령(시행령)에서 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두 조항의 충돌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해석에 따를 경우 모법에서 사무처 조직을 '위원회 규칙'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정부에서 임의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시행령안이 파견 공무원의 소속기관별 인원 및 직급을 규정한 데 대해 정부와 위원회가 협의해 조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법 18조 3항이 사무처 직원의 인사 권한을 위원장에게 폭넓게 일임하고 있음에도, 시행령안이 위원회 전체 직원 절반에 가까운 42명에 대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8명, 국민안전처 공무원 9명'식으로 의무적으로 규정한 것은 시행령을 통해 법률상 규정된 위원장의 인사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입법조사처는 "위원장의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한을 보장하면서 정부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행령안 마련 과정에서 공무원의 파견에 관해 위원회와 정부 간의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정부가 국회가 의결한 법률의 범위를 넘어선 시행령안을 제정한 것이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입법조사처가 이처럼 판단한 만큼, 정부는 즉시 시행령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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