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전관리지도사, 정착은 '멀다'
교원 아니면 안전요원도 '이방인'
교육부가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수학여행 지원단'도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일과 14일 대전과 서울지역 학교를 방문, '안전한 수학여행'을 주문하기 위해서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100명 미만의 소규모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선학교에 보급했다.
이광우 대전시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 장학관은 "이론교육보다는 실제상황에서 생명을 살리는 실전교육에 초점을 맞춰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은 설득의 문제라기보다 신뢰의 문제라고 본다. 현장답사, 계약, 운영, 평가 등 전 과정에 걸쳐 안전한 수학여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의 경우처럼 모든 지역이 정부 주문대로 '안전한 수학여행'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
우선 수학여행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1만4000여명의 교원이 안전요원교육을 이수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청소년 지도사, 숲해설사, 경찰, 소방경력자,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교원 이외는 이방인 취급을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들에게 가칭 '학교안전관리지도사' 자격을 주겠다는 것인데 이는 학교안전법 개정이 돼야만 가능하다. 안전요원 교육시간이나 내용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지역 중학교 한 교원은 "안전매뉴얼 종류도 많고 교육받은 시간도 늘어나지만 깊이 있는 교육은 아닌 것 같다. 주로 이론은 길고 체험은 짧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안전관련 조직개편도 쉽지 않다. 국민안전처나 교육부 안전국 신설에 따라 시도교육청도 안전과를 새로 신설할 것을 주문받았지만 당장 충원할 인원이 없다. 인건비 총액제 때문에 신규채용이 어렵고, 기존 조직에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에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대구시교육청 한 장학사는 "정부가 현장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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