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도 의심하는 카자흐 … 경제협력 환영하는 우즈벡
'일대일로' 집중연구
중앙아시아 방문한 이선진 교수 인터뷰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연구중인 이선진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지난 6월말 일대 프로젝트의 관문인 중앙아시아 지역을 다녀왔다. 이 교수가 직접 방문한 곳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두 나라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 전체 면적의 68%를 차지하는 국토(한반도의 12배)를 가지고 있고 인구수는 1700만명으로 작은 편이다. 석유 수출로 부를 창출하는 카자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000~1만3000달러도 중앙아에서 가장 높다.
이 교수는 "중국은 일대 진출 전략에 있어서 카자흐스탄을 가장 중시해 이 나라에 대하여 각종 협력 사업을 제안하고 있으며 고위급의 방문이 빈번하다고 들었다"면서 "알마티에 있을 때 중국 장가오리 부총리가 카자흐를 방문 중이었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관심과 애정에 대해 카자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 교수는 "카자흐스탄은 일대 전략을 경제적 의미보다 정치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중국의 경제 제안에 대하여 호응하면서도 강한 경계심도 감추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의 제조설비 이전과 중국-유럽 철도망 연결 제안에 대해 카자흐 학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카자흐의 이런 반응은 러시아와 유럽 지향적인 외교정책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러시아에 편향적이지 않은 우즈베키스탄은 카자흐스탄보다는 중국의 일대 전략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즈벡은 중앙아 5개국 중 인구가 가장 많은 3000만명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1700달러 수준으로 200만~300만명 정도가 러시아에 취업할 정도로 낙후된 경제를 가지고 있다.
이 교수는 "우즈벡은 중국과 국경을 직접 접하고 있지 않지만 우즈벡 정부 인사들은 일대 전략이 자국의 인프라 건설과 산업화에 기여하기를 크게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우즈벡 사이에서 진행되거나 논의되고 있는 사업은 철도 건설, 산업공단, 에너지 협력 등이다.
하지만 우즈벡 역시 중국의 정치 영향력 확대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이 교수는 "우즈벡 외교 차관은 중국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면 그때부터 중국과의 협력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면서 "우즈벡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가입하지 않는 등 외교적으로 독자 노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와 우즈벡 모두 중국의 일대 전략을 받아들여 경제협력을 해나갈 것으로 보이나 카자흐의 경우 철도 운송에서 국경 통관 절차가 까다롭고 우즈벡은 이중 환율 정책을 쓰고 외환송금도 통제하고 있어 이 문제가 양국간 경제협력의 장애물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박소원 기자의 외교 포커스│중국이 중앙아에 공들이는 이유] 강대국 야망 이루기 위한 관문 … 서진정책 '신호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