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사과 피로증에도 '담화에 사과 포함' 여론 높아

2015-08-12 11:21:12 게재

아베 신조 총리가 우경화 행보를 보이며 대외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베 총리가 발표할 종전 70주년 담화에도 과거 내각이 밝혀왔던 인식을 계승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NHK가 7~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후 70년 담화에 과거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42%로, 넣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응답(15%)을 훨씬 상회했다. 어느 한 쪽을 택해서 답할 수 없다는 반응은 34%였다.

교도통신이 지난달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후 70주년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표현을 넣을지에 대해 '포함해야 한다'는 대답이 67%로 '포함할 필요가 없다'(30%)는 대답의 두배를 넘었다.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피해를 준 주변국에 대한 사죄가 '충분히 이뤄졌다'는 답이 28%,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답이 54%로 집계돼 '사죄는 할 만큼 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일본 국민들은 주변국의 사죄 요구에 '사죄 피로증'이라 부를 만한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아베 총리의 담화에도 '사죄'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이는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과거 일본이 벌인 전쟁에 대해 '침략전쟁이었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49%를 차지, '자위를 위한 전쟁이었다'는 답(9%)을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어느 쪽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는 답도 41%나 차지했다.

일본 외교가 무엇을 가장 중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라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또 한일관계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답이 70%로 집계됐다.

이명찬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는 "일본 국민들이 여전히 균형감을 가지고 있고 정계도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에 계속 한쪽으로 치닫는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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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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