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원 기자의 외교·통일 포커스│북, 당 창건 70주년 맞아 대규모 열병식 준비

열병식 스타일 … 김일성 '소극적' 김정일 '철두철미'

2015-10-07 11:12:27 게재

김정은, 횟수 줄이고 규모 키울듯

세계적으로 대규모 열병식은 공산주의 전통을 가진 국가에서 주로 열린다. 북한 역시 체제 선전과 단합의 목적에서 열병식을 중요한 국가행사로 활용해왔다.

북한은 1948년 2월 8일 인민군 창건을 기념하며 최초로 열병식을 개최했다. 그 이후에는 매년 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해 열병식을 열었는데 이는 국가주권 수복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정권 수립 초기 광복 기념에 무게를 뒀던 북한의 열병식은 1949년부터 1960년까지 한국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거의 매년 열려 총 10차례 개최됐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김일성 중심의 정치 체제가 확립되면서 광복절 기념 열병식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공화국 창건 기념일과 새로이 지정된 인민군 창건일 기념(4.25) 행사로 바뀌었다.

김일성 주석은 유일지도체제가 확립된 1970년을 전후로 열병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이에 따라 개최 횟수도 크게 줄었다.

김일성 시기 후반으로 갈수록 거의 열리지 않았던 열병식은 김정일 시기 다시 정치적 필요성 때문에 급격하게 늘어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통치 시기 북핵 문제 등 대외적 갈등요인이 부각되고 내부적으로 느슨해진 통제시스템을 강화할 필요를 느꼈다. 김 국방위원장은 절도 있게 행진하는 열병식 모습을 지속적으로 인민들에게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를 적극 활용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 체제에서 열병식은 19년간 총 12번으로 거의 격년으로 열렸다. 이에 대해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열병식 개최의 역사화 성격변화' 논문에서 "김일성에 비해 영화연출을 좋아하는 김정일의 취향대로 스펙타클한 정치 연출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개최된 열병식은 다양한 국내외적 환경요인과 결합하면서 드러난 해당 시기 북한 정치지도의 축소판"이라면서 "열병식의 개최시기는 지도자의 의지와 권력지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경우 은둔형 지도자인 김 국방위원장과 달리 개방형에 가깝기 때문에 향후 북한의 열병식은 김정일 시기보다 열병식 회수는 줄고 규모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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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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