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최고 난이도 수준 문항들이 일부 출제됐다. 만점자 대거 배출로 인한 변별력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체적인 난이도와 관련 출제본부는 "6·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출제 기조도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준식 수능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은 수능시험 시작 직후인 12일 오전 8시 40분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교 교육을 통한 학습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도록 노력했다"고 출제방향을 설명했다. 이 출제위원장은 "국어와 영어영역은 출제 범위 내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으며 수학, 사회·과학·직업탐구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 중심의 평가를 지향했다"며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사고 능력을 측정하도록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영역에서 만점자가 대거배출됐던 지난해 상황이 재연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각 영역이나 과목별로 예상 정답률이 20~30% 정도인 최고 난이도의 문제들을 일부 출제했다"며 "과목별로 다르지만 2~3문항에서 많게는 4~5문항까지 포함됐다"고 답했다.

출제본부는 EBS 교재와의 연계율을 문항수 기준으로 70% 수준에 맞췄다고 밝혔다. 영역, 과목별 특성에 따라 개념이나 원리, 지문이나 자료, 핵심 제재나 논지 등을 활용하거나 문항을 변형, 재구성하는 방법 등으로 EBS 교재와 연계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영어영역의 경우 한글해석판 암기를 통해 시험을 준비하는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EBS교재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EBS와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최근 수능 문항 오류 사태로 인한 심적 부담이 컸지만 검토위원장 신설 등을 통해 문항 오류 가능성을 중점 점검하고 평가위원 증원을 통해 전문성을 보완하는 등 문항 오류 재발 방지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강조했다. 민찬홍 검토위원장도 "검토위원 숫자를 늘리고 검토 일정을 길게 했으며 이례적인 문제뿐 아니라 내부 기준을 정해 상당수 문항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6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뒤 23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이번 수능에는 63만1187명의 수험생이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