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은 세계시민입니까?
2016-02-03 11:25:01 게재
최근 몇년 간 국내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숫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유네스코의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세계시민성을 "문화를 알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cultural literacy)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계시민교육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시점은 2012년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글로벌우선구상 발표 이후이다. 반 총장은 세계시민성 함양을 교육의 접근성 확대, 양질의 교육과 더불어 3대 핵심과제로 소개했다. 2015년 인천에서 개최된 제3차 세계교육포럼에서도 향후 15년간의 글로벌 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해 선언했고, 한국 정부 또한 새로운 국가교육 아젠다의 하나로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구상하고 있다.
다른 기관의 미션과 프로그램 그대로 답습
하지만 이같은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양적 증가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세계시민성을 둘러싼 각 기관의 정의가 모호할 뿐 아니라, 국내외 다른 기관의 미션과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 문화단체, 비영리 교육기관 및 정부 등 다양한 기관들은 세계시민교육을 '현대적 시민'이라는 상투적 의미에 기대어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기관들이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에게 돌아오는 의미와 혜택이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첫번째, 오늘날 모든 국가들은 문화적으로 얽혀 있고, 거시·미시적으로 밀접하게 상호 의존하는 그물과 같기 때문에, 한국 사회 내부의 교육과 관련된 경제, 정치 등 구성요소들에 대해 먼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 세계와는 힘의 관계 및 사회경제적 구조의 차이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두번째, 세계시민교육을 채택, 설계, 개발 및 실행하는 것은 전후 관계를 무시한 채 서구에서 몇 가지를 취사선택해 단순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주지해야 한다. 교육자들은 세계시민교육을 시도하고 준비함에 있어서, 한국사회에 적합하도록 정확한 목적 및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교육과정 디자인과 다양한 교수학적 접근 방식을 익혀야 한다.
세번째,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수행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시험이나 만족도 조사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학습 결과에 대한 측정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세계시민교육은 근본적인 "세상의 작동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내포한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교육 체계에서는 그 기능이 작동되기 어렵다. 시험 위주의 대학 입학 제도나 청년 일자리를 위한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즉각적 도움이 아닌, 이상적인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와 학습은 현재 세대들에게 공감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의 작동방식을 이해하는 통합적인 교육은, 학업과 구직을 준비하며 도전 중인 한국의 수많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다른 차원의 중요한 시각을 줄 수 있다.
지구에서 태어났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세계시민
그럼 생각해보자.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 세계시민은 누구인가? 각 지역에서 세계시민이라 정의된 교육을 받은 사람인가? 당연히 아니다.
홍콩과 대만의 경우, 그들의 민주주의 교육 및 독립운동을 위해 세계시민교육개념을 이용해왔고, 영국에선 일정 부분 제국주의적 태도로 세계시민개념에 접근한다.
그러나 실상 우리가 지구에서 태어났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세계시민이라는 타고난 권리(생득권)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은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두는 세계시민성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를 자연스레 이끈다.
세계시민성은 동료시민으로서의 책임과 함께 집단적 대화와 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자기 주도적 학습을 독려하는 것이며,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세계시민교육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시점은 2012년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글로벌우선구상 발표 이후이다. 반 총장은 세계시민성 함양을 교육의 접근성 확대, 양질의 교육과 더불어 3대 핵심과제로 소개했다. 2015년 인천에서 개최된 제3차 세계교육포럼에서도 향후 15년간의 글로벌 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해 선언했고, 한국 정부 또한 새로운 국가교육 아젠다의 하나로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구상하고 있다.
다른 기관의 미션과 프로그램 그대로 답습
하지만 이같은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양적 증가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세계시민성을 둘러싼 각 기관의 정의가 모호할 뿐 아니라, 국내외 다른 기관의 미션과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 문화단체, 비영리 교육기관 및 정부 등 다양한 기관들은 세계시민교육을 '현대적 시민'이라는 상투적 의미에 기대어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기관들이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에게 돌아오는 의미와 혜택이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첫번째, 오늘날 모든 국가들은 문화적으로 얽혀 있고, 거시·미시적으로 밀접하게 상호 의존하는 그물과 같기 때문에, 한국 사회 내부의 교육과 관련된 경제, 정치 등 구성요소들에 대해 먼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 세계와는 힘의 관계 및 사회경제적 구조의 차이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두번째, 세계시민교육을 채택, 설계, 개발 및 실행하는 것은 전후 관계를 무시한 채 서구에서 몇 가지를 취사선택해 단순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주지해야 한다. 교육자들은 세계시민교육을 시도하고 준비함에 있어서, 한국사회에 적합하도록 정확한 목적 및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교육과정 디자인과 다양한 교수학적 접근 방식을 익혀야 한다.
세번째,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수행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시험이나 만족도 조사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학습 결과에 대한 측정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세계시민교육은 근본적인 "세상의 작동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내포한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교육 체계에서는 그 기능이 작동되기 어렵다. 시험 위주의 대학 입학 제도나 청년 일자리를 위한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즉각적 도움이 아닌, 이상적인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와 학습은 현재 세대들에게 공감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의 작동방식을 이해하는 통합적인 교육은, 학업과 구직을 준비하며 도전 중인 한국의 수많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다른 차원의 중요한 시각을 줄 수 있다.
지구에서 태어났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세계시민
그럼 생각해보자.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 세계시민은 누구인가? 각 지역에서 세계시민이라 정의된 교육을 받은 사람인가? 당연히 아니다.
홍콩과 대만의 경우, 그들의 민주주의 교육 및 독립운동을 위해 세계시민교육개념을 이용해왔고, 영국에선 일정 부분 제국주의적 태도로 세계시민개념에 접근한다.
그러나 실상 우리가 지구에서 태어났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세계시민이라는 타고난 권리(생득권)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은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두는 세계시민성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를 자연스레 이끈다.
세계시민성은 동료시민으로서의 책임과 함께 집단적 대화와 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자기 주도적 학습을 독려하는 것이며,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