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기숙사 설립·운영원가 공개하라"

2016-02-12 11:05:52 게재

연세·고려·건국대 총학, 원가 정보공개청구 소송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민자 기숙사가 학교 주변 원룸보다 학기당 30여만원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주거권 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은 참여연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연세대·고려대·건국대 총학생회와 함께 11일 고려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연세대 SK국제학사는 1인실 비용이 학기당(4개월 기준) 264만2000원(월 약 66만원)으로 주변 원룸 월세 4개월치인 230만8000원보다 33만4000원 더 비쌌다. 고려대 프런티어관 기숙사비는 232만원으로 주변 원룸 비용인 200만원보다 32만원, 건국대 쿨하우스는 218만6000원으로 주변의 187만6000원보다 31만원 더 비쌌다. 민자기숙사는 올해 말까지 국가로부터 세금감면 혜택을 받으며 토지구입비가 들지 않고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자금지원을 통해 건립·운영되고 있는데도 비싼 사용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특히 학생들은 "각 대학 민자기숙사들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이용 비용을 부담지우고 각 대학은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기숙사비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높은 기숙사비와 함께 기숙사 수용률이 낮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타지역 출신 일반 학생 비율은 약 33%인데 반해 기숙사 수용률은 10.9%에 불과해 3명 중 1명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 기숙사 비용이 비싼데도 학생들이 기숙사생 모집에 밤샘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가한 대학 총학생회와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이들 기숙사의 설립·운영원가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 공익소송을 참여연대를 원고로 해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10월 각 대학을 상대로 기숙사비 설립·운영원가를 공개하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경영·영업비밀을 이유로 중요한 자료를 대부분 비공개 처분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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