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 총선 | 여기가 승부처다 - 서울 마포갑
새누리 분열로 더민주 미소 … 여권단일화 최대변수
서울 마포갑은 야권분열 아닌 여권분열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다여다야' 선거를 치르고 있다. '토박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앞서나가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단수추천된 안대희 전 대법관과 공천탈락 후 무소속 출마한 강승규 전 의원이 표를 양분하면서 고전 중이다.
그러나 막판에 흐름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노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강 후보 측이 완주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 공천파동이 여당 지지도에 감점요인이라는 점이 새누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안 "조사 반영 안 된 지지층 많아" = "대희야, 바꿔라!"
30일 낮 12시 20분. 서울 마포구 염리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발대식이 열렸다. 안 후보가 입장하자 80명가량의 지지자들이 '안대희'를 연호했다. 안 후보는 "지난 40년간 우리는 마포를 잃어버렸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새누리당) 지지율이 절반에 육박하는데 이기지 못한다면 지지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는 것"이라고 독려했다.
24일 중앙일보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조사의뢰,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27.5%로 노 후보(41.9%)보다 14.4%p 뒤쳐진다(성인남녀 600명. ARS 75%,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0%p). 그러나 당 지지율은 37.6%로 더민주(28.8%)보다 높다. 무소속 출마한 강 후보의 지지율 10.5%를 보탠 값과도 거의 일치한다.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대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난 5년간 뉴타운으로 대거 유입된 중산층 이상의 표심을 잡을 경우 해볼 만 한 시합이 된다는 게 안 후보 쪽 시각이다. 안 후보 캠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마포에 유입된 인구는 23만명이다. 마포갑 총 유권자수가 13만명임을 고려하면 대부분 '물갈이'된 셈이라는 설명이다.
안 후보는 "이사 온 분들이 많은 만큼 여론조사에서 제외된 지지층이 상당수"며 "마포를 강남못지 않은 학군으로 발전시키고 디자인클러스터 개발, 균형적 주거환경 개선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젊은층과 40대 민심공략이 관건"이라며 강 후보에 대해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노 "떴다방, 보따리 장수 그만" = 이날 오후 2시 10분, 노웅래 후보는 아현동 실버복지센터와 가구거리를 찾았다. 센터 앞을 지나던 한 50대 남성이 노 의원의 어깨를 툭 치더니 알은체 했다. 그 남성은 센터 뒤편 주택가를 가리키며 "저쪽도 많이 다니시라. 제가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데 설득이 잘 안 된다"고 조언했다. 노 의원은 "절 먼저 알아보고 편안히 대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5선을 지낸 부친 노승환 전 의원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았다. 본인도 거의 평생을 마포에서 산 토박이임을 강조하고 있다. 여권분열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다.
노 후보는 "마포가 요즘엔 뜨는 부자동네 1등, 신용카드 사용 1등으로 강남수준"이라며 "교육수준, 서민 주거수준도 발맞춰 더 높아져야 하는데 큰 일을 할 수 있는 3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포에서만 60년 살았다. 선거 때마다 왔다가는 '떴다방' '보따리장수'가 아니라 끝까지 책임있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새누리 공천파동을 에둘러 꼬집었다.
안 후보와 강 후보에 대해서는 "(안 후보) 불공정하게 경선도 없이 꽂으면 주민들을 깔보는 것" "(강 후보) 자신이 왔던 방식으로 똑같이 당했다"며 "지역민의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낙천 후 오히려 후원금 급증" = 오후 3시 10분, 흰 유세복을 입은 강 후보가 도화동 우성아파트 앞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18대 총선에서는 노 후보를 1680표차로 꺾고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지만 올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에는 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유세차, 로고송, 선거전화는 쓰지 않기로 했다. 선거운동원, 홍보물도 최대한 줄였다.
하지만 상황을 비관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강 후보의 판단이다. 강 후보는 "안 후보 단수추천 이후 후원금이 오히려 7200만원 급증했다"며 "3000원부터 500만원까지 후원자 층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역민들의 주권은 이미 당에 의해 한 번 빼앗겼다"며 "이들의 주권을 반영해야 할 내가 단일화에 합의하는 것은 지역민 주권을 두 번 빼앗는 일이자 '나쁜 정치'와의 타협"이라고 반박했다.
◆"후보 갈려, 표도 갈려" = 마포갑 유세지역에서 만난 지역주민들의 표심은 엇갈리고 있었다. 공덕역 인근에서 30년째 한식당을 하고 있는 A(68)씨는 "노 의원은 부친 때부터 오래 돼 지지층이 두텁지만 이제 슬슬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말도 나온다"며 "모처럼 거물급 후보(안대희)가 와서 반기는 분위기지만 새누리가 쪼개져서 표도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현동에서 만난 최종수(80)씨는 "대법관 하신 안 후보는 모처럼 오신 큰 인물이다. 이 분 되면 동네 격이 올라갈 것"이라며 "강 반장(강 후보)도 잘 했지만 잘 협의해서 단일화만 되면 확실히 밀어줄 텐데…"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동네 주민 박정자(78)씨는 "안대희가 누군지 모르지만 강 반장은 아침마다 자전거로 동네 돌면서 쓰레기 치우고 열심히 했다"며 강 후보를 지지했다.
직장인 정한(39)씨는 "노 후보가 별로 존재감 있어 보이지 않지만 교과서 국정화, 경제실정, 사회갈등유발의 책임자인 현 정권 심판을 위해 찍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정권심판론을 제기했다.
이윤우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공천 과정에서 (안 후보 쪽이) 미리 강 후보와 여권 지지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생략돼 지금 여권 단일화가 어려운 것"이라며 "단일화가 되더라도 공천과정의 상처를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가 결집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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