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올바른 정착을 위한 사민단체 연속 토론회
달라진 교실수업, 과제는 '공정한 평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평가권 보장은 성과 … 입시제도 변화 없으면 정착 어려울 것
◆"수업 훌륭하지만, 성취기준 불분명" = 토론회 발제자들은 "자유학기제가 교실수업의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시험폐지, 국영수 축소,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 보장, 교사별 평가 도입 등을 중요한 의미로 진단했다. 1차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성열관 경희대 교육대학원장은 "학생 참여가 활성화되는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교과간 주제별 수업, 교과-자율활동간 통합교육과정이 운영되도록 한 점은 자유학기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학기제를 통해 열린 공간에서 수업과 평가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고민하고, 중학교교육과 고교 교육의 혁신을 위한 일반화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수업목표, 평가기준의 불일치성은 개선해야 할 숙제로 제기됐다.
3차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주제통합 협동학습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론수업, 교과 융합프로젝트 수업 자체는 훌륭하다"면서도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학교 1학년 도덕의 3단원 '사회 국가 지구 공동체와의 관계' 내용의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분석했다.
해당 3단원의 성취기준은 '인간 존엄성과 인권의 보편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불행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소외받는 이에 대한 보호와 양성평등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기준은 수업 사례와 달리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것으로, '이순신 장군에게 본받고 싶은 리더십을 말할 수 있는가?' '공동체 구성원으로 다양한 덕성과 역할을 이해하고 있나?'(인지적 영역)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나?' '친구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발표할 수 있는가?' '경청과 협력의 자세로 수업에 임하였는가?'(정의적 영역)로 구분했다.
김진우 공동대표는 "이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실제 수업의 평가기준이 다르고,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의 목표도 명확하지 않다"며 "실천은 매우 높은 기준으로 개념이해는 물론이고 신념화가 되어야 이뤄지는 것임에도 성취기준이 포괄적이고 너무 높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 스스로의 혁신 필요 = 2012년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한 성취기준 자료가 객관성이 떨어지고 모호하다는 것. 평가원은 모든 활동 내용을 축약해서 한 학기 단위로 기록하도록 예시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정해진 포맷을 두고 '복사-붙여넣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점수차이를 두기 위해 장황한 서술을 하면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칫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는 대목이어서 자유학기제 안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운영한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변별을 위한 공정한 기준을 수립하기가 가장 어렵다(30.3%)'를 수행평가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평가업무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26.5%), 학생 학부모 민원대처 어려움(18.6%),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평가할 수행평가 내용을 정하기가 어렵다(15.3%), 교사들과 수행평가에 대한 의견 일치 어려움 등을 어려움으로 제시했다.<표-1>
표-1>
김 공동대표는 수행능력평가 개선을 위해 '친절한 성적표'를 제시했다. 우선 학생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담고, 학생 역량을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역량 중심의 수행평가를 강조했다. 이어 신뢰성 증진과 세부특기능력 간소화, 학생의 발달을 제시했다. <표-2>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교사가 스스로 완벽한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을 가져야만 교사별 평가체제를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 시범운영에서 많은 성과와 희망을 일궈낸 교사와 학교장들의 어려움도 풀어야 할 숙제로 제시했다.
성열관 경희대 교육대학원장은 "자유학기제를 6학기 중 '예외'학기로 둘 것인지, 중학교 공교육의 혁신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선도적 성격'으로 볼 것인지 목표를 분명하게 새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교입시체제를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력저하와 입시정책 변화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을 풀어줘야 한다. 학력저하에 대한 고민은 입시체제에서 실패하는 자녀들에 대한 불안요소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 대해 윤지희 사교육걱정 공동대표는 "진로교육과 수업방법, 평가개선에 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자유학기제 정책적 의미와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는 학교혁신을 위해 자유학기제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정착해가야 할 것인지 모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토론회는 6월 16일 오후 2시에 '고입전형 및 고교체제 문제해결'을 주제로 사교육걱정 사무실에서 열린다.
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