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이번 대선도 당선자 '적중'

2017-05-10 00:00:01 게재

1강2중 구도 조사대로

출구조사, 오차범위내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지난달 29일 "어제부터 양자구도(문재인-홍준표)로 갔는데 아직도 여론조작하는 여론조사기관은 모 후보의 집권을 돕기 위해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여론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투였다.


하지만 대선결과, 여론조사가 대략 적중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각 정당의 후보들이 얼추 확정된 4월 초 이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대선결과가 예측가능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4월 첫째주 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지난해 이후 꾸준히 선두권을 지켜온 문 후보와 반기문-안희정-황교안으로 떠돌던 보수층·영남권이 밀기 시작한 안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가 된 것. 탄핵 책임론에 직면한 홍 후보는 멀찌감치 뒤쳐져 있었다.

하지만 TV토론을 거치면서 문 후보만 선두권에 남고, 보수층·영남권이 지지를 철회한 안 후보는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대신 보수층·영남권을 흡수한 홍 후보가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선거법상 공개할 수 있는 마지막 여론조사였던 1∼2일 조사에서 1강(문재인) 2중(홍준표 안철수) 구도가 명확해졌다. 내일신문-디오피니언 5월 정례조사(4월 29∼30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재인 37.3% 홍준표 15.8% 안철수 20.5%로 1강 2중 구도가 자리잡았다.

결국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대선에서 얼추 유지됐다. 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2중으로 꼽히던 홍 후보와 안 후보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막판에 상승세를 탄 홍 후보가 하락세였던 안 후보를 제쳤다.

여론조사는 역대대선에서도 당선자를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1987년 대선을 한달 앞둔 11월 15일 조사(한국갤럽 기준)에서 노태우 후보는 1위를 기록했고 실제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2년 김영삼, 19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 2007년 이명박, 2012년 박근혜 후보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선두였고 실제 대선에서 이겼다.

9일 투표마감과 함께 발표된 방송 3사(KBS MBC SBS) 출구조사도 실제 선거결과와 유사했다. 출구조사는 문재인 41.4%, 홍준표 23.3%, 안철수 21.8%, 유승민 7.1%, 심상정 5.9%로 예측했다. 출구조사와 실제 득표율이 모두 오차범위 내(±0.8%p)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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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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