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추경·사드로 집권 초반 '승부수'
국민 소통·야당 협치·미국 방문 등 성과 기대
경제민주화, '을지로 위원회'서 진두지휘키로
여느 대통령과 같이 19대 문재인 신임 대통령도 집권 초반에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비상시국에 보궐선거로 당선됐고 전임 대통령의 궐위상태가 5개월이나 지속돼 초반에 혼란을 잠재우고 집권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조직개편을 비롯한 인사와 일자리 창출 위한 추경 편성, 미국·중국정상과의 회담 성과 등이 주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탕평 인사에서 성패 갈린다 = 인사가 만사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를 읽을 수 있는 게 어떤 사람을 주변에 두느냐다. 측근과 비선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했던 박 전 대통령과 확실한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
문 대통령이 말한 첫 번째 인사원칙은 '인사시스템 투명화'다. 그는 추천부터 인사 결정의 전 과정을 기록하는 인사추천 실명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헌법에서 명시된 총리의 장관 제청권과 해임 요구권, 각 장관의 인사권 등에 대해 실제적으로 보장해 줄지 관심이다.
두 번째는 탕평이다. 문 대통령은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비서실 참모는 개혁의지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내각 쪽은 총리부터 시작해 이른바 대탕평, 국민통합쪽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탁 대상에 적폐세력으로 규정한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당인물까지 포괄할지는 미지수다.
세 번째는 인사기준 준수다. 문 후보는 고위공직자 임용과 관련해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를 배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보통 고위공직자는 3급 이상의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인사들을 말한다. 여기엔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들도 포함된다.
◆두번째는 사드, 세번째는 추경 = 문 후보가 시급하게 챙길 부분은 안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외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촛불로 사그라질 줄 알았던 보수진영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25% 가까운 표심을 밀어주는 등 태극기 민심으로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문 후보의 안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사드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국회 동의절차를 어떻게 밟을 지가 관건이다.
세 번째 시험대는 추경과 개헌특위 그리고 을지로위원회다. 문 대통령은 취임직후 '일자리 추경'과 함께 개헌특위를 가동시킬 계획이다. 경기확장국면에서 국가재정법상 엄격한 추경편성요건을 주장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개헌논의가 개혁동력을 약화시키는 블랙홀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후 정부에 개헌특위를 구성,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국민 참여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 중소벤처기업부 등 막강한 범정부차원의 '을지로위원회' 구성 역시 관심이다. 사정기관을 모두 아우르면서 경제민주화를 진두지휘하는 을지로위원회는 정권초반에 대통령직속으로 설치할 것이라는 게 문재인캠프 내 주요인사의 전언이다.
MB정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고용부·기재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다당제 구조에서 국민통합과 협치쪽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만 안보, 경제구조개혁 등을 순조롭게 해낼 수 있다"면서 "당리당략을 버리고 통 크게 합리적인 야당인사를 기용하거나 좋은 야당 정책을 받아주는 등 야당을 껴안기 위한 패키지 전략이 필요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내려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법적 문제가 있는 추경 등을 강행할 필요는 없다"면서 "지방선거 등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당적 정리도 생각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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