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권 장악 나서나
패배 책임론보다 역할론에 무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9일 밤 "당을 복원하는 데 만족한다"고 선거패배 일성을 밝혔다.
홍준표 후보는 지지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막판 보수 세력을 결집해 대선 2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대선은 패배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는 출마 당시 지지율이 5% 안팎에 불과했지만 개표 결과 24%를 득표해 당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당초 두자리수 지지율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 는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 지 관심사다. 자유한국당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런만큼 계파색이 옅으면서 무게감도 갖춘 홍 후보가 당권을 다시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친박계와 복당파의 갈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당 내홍을 최소화하고 쇄신을 이끌 수 있는 강한 지도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홍 후보는 대선기간 중 "당권 도전은 없다"고 했다. 그의 한 측근인사는 "당대표 출마 여부 등 결정된 바 없다"며 "당분간 휴식을 하면서 진로를 고심할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 자신이 당권도전에 나서지 않더라도 당을 '홍준표 당'으로 탈바꿈하려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페이스북에 "이 나라가 자유대한민국으로 번영하는 데 온 힘을 다 하겠다"고 밝혔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은퇴 의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가 당분간 2선후퇴를 하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등을 통해 국회를 복귀해 대선 재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선 전 홍 후보가 탈당파 복당과 친박계 징계 해제를 골자로 특별지시 내린 것은 대선 후를 감안한 행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가 아니었다면 당이 아무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완전히 고꾸라질 수도 있었다"며 "보수 단결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낸 만큼 향후 홍 후보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달리 정우택 비대위원장이 홍 후보의 특별 지시에 대해 "선거 후 규정과 절차에 따른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렸고 당내 친박세력과의 갈등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 세력이 미미해 대선 이후 과연 친박이나 한국당 지도부가 홍 후보를 당의 얼굴로 계속 선택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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