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에 밀린 안철수의 도전
최종 득표율 21.4%, 3위
보혁구도 속 '선전' 평가도
민심 "보수재집권 안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대 대통령 선거 최종 개표 결과 21.4%를 득표, 3위를 기록했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불었던 3번 돌풍을 막판까지 기대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이끌어낸 민심의 정권교체 열망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안 후보에게 기회이자 넘기 힘든 벽이었다. 안 후보는 촛불이 만들어낸 강한 정권교체 여론과 그로 인해 공고해진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정권교체는 탄핵으로 이미 달성됐다. 통합과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수층의 태극기 집회 확산이 촛불 시위와 대립하며 극한의 갈등 국면이 조성되자 안 후보의 '통합' 주장이 힘을 얻으며 한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적폐 청산'을 앞서는 듯 보였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흔들리던 보수 표심을 결집시켜내자 유권자들 사이에 보수 재집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결국 "이게 나라냐"고 외치며 4개월 간 2000만명 이상이 모인 촛불 민심이 사회 전반의 강력한 개혁 요구로 수렴되면서 표심이 이를 실현할 적임자로 '당선 가능성 높은 정권교체 주자'인 문 후보에게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에선 안 후보가 홍 후보에게도 밀리며 3위에 머무르자 평가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부족한 당세로 인한 조직력 열세, 물량 부족 등이 우선 거론되지만 인적·전략적 선택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박지원 상왕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안철수로 모이던 보수표를 간수하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가 뭐라해도 국민의당 간판이 안철수인 만큼 주된 패인은 후보 본인의 부족함이라는 평가도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당이 격랑에 빠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요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밖의 국민의당 흔들기도 시작됐다. 송영길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10일 오마이 TV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는 사실상 정계은퇴해야 하지 않겠나. 의원직도 사표 냈고 3등으로 졌지 않나"라며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과는 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안 후보가 막판 보수 집결로 인해 진보-보수 대결 구도로 회귀한 선거에서 20% 이상 득표를 올린 것은 평가해야할 대목이란 지적도 있다. 분단 상황이 밑바닥에 깔려 있는 강한 보혁 대결 구도, 단일화 없이 다자구도로 치러진 상황에서 유권자 다섯 명 중 한 명의 지지를 얻은 것은 국민들이 안철수라는 카드를 가능성으로 남겨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22.7%) 인천(23.7%) 광주(30.1%) 대전(23.2%) 세종(21.0%) 경기(22.9%) 전북(23.8%) 전남(30.7%) 제주(20.9%) 등 9개 지역에서 문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당은 10일 오후 3시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갖는다. 국민의당 주요 관계자는 "안 후보가 선대위 관계자들에 대한 격려와 함께 이 자리에서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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