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잠재력 보였지만 세력화 한계
젊은층·TK에서 '선전'
완주했지만 분열 잠복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최종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보수 대표 선수로서의 잠재력과 개혁보수 정당으로서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잠복된 내부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향후 정개개편이라는 소용돌이 위기 속에 살아남기 위한 유승민식 지도력은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라는 평이다.
유 후보가 받은 전국 6.76% 지지율은 대선기간 내내 여론조사가 5% 벽에 막혀 있었다는 점에서는 높은 결과치다. 고전했던 대구에서도 12.60% 의 지지를 받아 향후 보수 적자로서의 가능성도 남겼다.
20대와 30대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KBS·MBC·CBS가 실시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유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이어 3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보수에 대해 젊은층을 파고든 효과다. 유 후보가 대구경북(TK)에 이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지역과 세대가 수도권과 젊은층 공략이었다.
하지만 유 후보에게 이번 대선은 잠재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과제들 또한 남겨졌다.
우선 지역과 세대 그 어느 것 하나 안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받았지만 홍준표, 문재인, 안철수에 모두 뒤진 4위다. 수도권과 젊은층의 지지가 반갑긴 하지만 보수적자로서의 지위를 노리는 유 후보에게는 모래알 지지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대구경북(TK)을 기반으로 한 자유한국당에 맞서 부산경남(PK)을 교두보로 삼으려 했던 전략도 먹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비유승민계 의원들의 집단탈당이 이어졌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김무성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정계개편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언제든 남아있다.
20석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원내교섭단체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선거직전의 연쇄 집단탈당이 잠시 멈춰 섰지만 잠복해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나갈 사람 나가고 유승민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소수정당을 대비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유 후보의 리더십 논란도 본격 시작됐다. 유 후보의 리더십은 집단 탈당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다가올 당 대표 선출은 당이 쪼개지느냐 개혁보수로서의 자리매김을 하느냐는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바른정당에게 이번 대선은 불안정한 지지기반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유 후보 스스로 총대를 메고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부터가 새로운 리더십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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