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공급 아닌 수요 중심으로 바꾸자"
한국, 1인당 물사용량 선진국 2배 … "시민과 함께하는 유역통합 물관리 시급"
기후변화라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물 관리 정책의 일대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질과 수량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물관리'는 물론 종전 물 공급 정책 중심에 수요 관리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각 유역의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하는 유역통합물관리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류문현 K-water융합연구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의 물 관리 정책전환,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에서 "기후변화는 기존의 물 관리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신규 수자원건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물 공급 정책이 아닌 물 수요 관리 정책으로중심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282리터로 호주나 독일 등 선진국보다 2배이상 많은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승용 의원(국민의당·전남 여수시을)과 한무영 서울대학교 교수 은 "산이 적은 나라의 경우 해수면 상승이 주요 현안이지만, 우리나라는 강수 특성이 특이하기 때문에 우리만의 물 관리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외국의 물 관리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접목한 게 가장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물 관리 일원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간의 소통을 강조했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은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합물관리 실현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에서 "물 관리 일원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참여 확대와 시민사회와 소통 등 다양한 분야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유역거버넌스를 구축해 유역차원의 지역주도 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물관리의 안착을 위해서는 헌법을 개정해 우리나라 물 관리의 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성수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헌법은 물 관리와 관련해 과거 개발시대에 국가의 수자원 확보를 통해 생공농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양적 패러다임을 지향한다"며 "하지만 오늘날 물 관리는 양도 중요하지만 4대강 녹조, 대구·구미간 취수원 분쟁 등 수질문제로 귀착되는 일이 많은 만큼 통합물관리의 기본 목적을 헌법에 제대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행 헌법 제120조 2항('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 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해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을 '국가는 기후변화에 따르는 수자원과 물 환경의 보전을 위한 통합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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