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트라우마 3년

유가족들, 사태수습 희망 속 심리불안

2017-08-10 11:33:00 게재

의료지원 중단돼

세월호 트라우마 치유에 새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사 이후 3년 동안 세월호 트라우마가 치유는커녕 악화일로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내일신문이 7월 한달 동안 6명의 안산 단원고 희생자 부모들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3년여간의 대정부 투쟁 후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수색종료 예정인 9월을 앞두고 그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다.

피해자들이 정신적 외상 및 육체적 손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지원은 부실했다. 희생자인 건우 엄마 김미나씨는 “참사 직후부터 1년여간 집회시위, 노숙농성 등이 이어지면서 유가족들 대부분이 신체질환에 시달리기 시작했는데 의료지원은 작년 3월까지만 됐다”고 말했다.

심리치료 지원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심리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안산온마음센터에 대해 유가족들은 큰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었다. 희생 학생인 재욱 엄마 홍영미씨는 “참사 초기에는 다른 사고 유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상황이나 성향이 다른데도 온마음센터는 기존의 심리치료를 그대로 적용하는 식이어서 유가족들의 이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안산온마음센터가 유가족들에게 ‘여름 물놀이’를 제안했다가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한 유가족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제안을 철회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가적 참사에 대한 대응을 잘 못하면 피해자뿐만 아니라 전국민적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면서 “이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트라우마적 접근을 통해 치유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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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김규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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