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참사 치유활동에 정부지원 부실

2017-08-16 10:09:30 게재

광주트라우마센터 사업 중단

대구센터 예산은 재단서 도움

세월호 피해자 심리지원을 하는 안산온마음센터 이외에도 국가 폭력과 재난으로 입은 정신적 육체적 트라우마를 치유활동을 하는 다른 조직에 대한 공적지원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7월26일 더운 날씨에도 서울 광화문 세월호진실마중대에서 시민들이 진상규명 등 서명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416가족협의회 홈페이지


설립 과정은 더뎠고 예산 인력 지원도 부족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를 주로 지원한 광주트라우마센터(광주센터)는 사건 발생 32년 만에 설치됐다. 대구지하철참사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대구트라우마센터(대구센터)는 참사 발생 14년 만에 설치됐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는 지난해부터 광주센터에 대해 지원사업을 중지했다. 대구센터는 2·18안전문화재단 부설기구로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은 하나도 없다.

광주센터는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고문생존자,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발생한 사망 상해 실종 사건 그밖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 피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치유활동을 한다. 보건복지부 정신보건시범사업으로 광주광역시가 직영하면서 2012년 10월 18일 열었다.

이전에 고문과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 지원을 통해 그들을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치유기관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요구들은 국가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가 된 것은 2005년 5·18민주화 운동 관련자 7명이 2달 사이에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이어 5·18기념재단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55.8%가 외상스트레스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후 수년을 거쳐 논의가 지연되면서 7, 8년 지나서야 센터가 출범했다.

광주센터는 올해 7월 기준으로 477명이 이용하고 있다. 5·18민주화관련자 412명, 고문 등 국가폭력피해자 65명 등이다. 개인 가족 집단상담, 원예 미술 음악 몸동작 등 예술치유, 정형도수 물리치료 요가명상 건강체조 등 신체적 후유증 완화, 사진 야외치유 치유학교 상처입은 치유자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프로그램 참여자의 사회 재활에 기여했다. 하지만 11명의 인력으로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프로그램 안내를 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박근혜정부가 갑자기 정부지원을 중지해 지난해부터 광주시가 사업을 떠안게 됐다. 김찬훈 광주센터 연구기획팀장은 "광주센터는 국가폭력피해자들을 주 대상으로 치유활동을 하는 곳인데, 박근혜정부는 광주센터에서 경찰과 소방관에게 치유활동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사업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이제 국가적 폭력 피해자들을 지자체에서 전담하게 된 꼴이다.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의 피해자들을 위한 대구센터는 지난해 3월 2·18안전문화재단이 설립되고 8월에 대구대학교와 트라우마사업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활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인력 예산이 매우 부족해 정상적인 트라우마 치유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사망자 192명 부상자 151명인데 대구센터의 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센터 치유활동도 피해자 자조모임으로 월 3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1년 예산은 1억으로 2·18안전문화재단에서 도움 받고 있다.

전재영 대구센터 사무국장은 "이제 시작한지 1년인데 마땅한 성과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실제 피해자들 치유활동을 지원할 인력과 예산이 매우 부족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정부와 대구시가 전향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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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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