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국수출 쏠림 심화 여전

2018-01-08 10:42:16 게재

상위 10대품목 비중, 다른국가보다 높아 … 사드여파 소비재 수출 급감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중국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품목 수출 쏠림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은 1421억달러로 전년보다 14.2% 증가했다. 사드 여파에도 반도체·석유화학 등 중간재 수출 중심으로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5.1%에서 2017년 24.8%로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4분이 1에 달한 만큼 크다. 특히 특정품목에 대한 중국 수출비중이 지나치게 커 시장다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중국 수출비중이 73.8%에 달하고, 석유화학 46.3%, 반도체 38.9%, 컴퓨터 36.0% 등에 이른다. 일반기계 23.4%, 자동차부품 22.2%, 무선통신기기 21.2% 등도 20%가 넘는다.

지난해 우리나라 13대 주요품목 수출액은 3859억달러로, 이중 25.2%인 971억달러가 중국 수출액이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을 가공단계별로 살펴보면 중간재 비중은 2016년 73.9%에서 2017년 78.8%로 4.9% 증가한 반면 자본재는 같은 기간 20.0%에서 17.4%로 2.6% 감소했다. 소비재 수출도 5.6%에서 3.3%로 2.3% 줄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소비재 수출 비중은 2013년 3.4%에서 2014년 3.8%, 2015년 4.4%, 2016년 5.6%로 꾸준히 늘어나다가 지난해 사드여파, 중국 자체상품의 경쟁력 확보 등으로 곤두박질쳤다.

전년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중간재 수출은 21.3% 증가했지만 소비재 수출은 31.4% 감소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수출 상위 10대 품목과 5대 수출 상대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주요국별 중국 수출비중(2016년 기준)은 한국이 25.1%인데 비해 일본 17.6%, 미국 8.0%, 독일 6.4% 등이다.

수출상위 10대 품목 비중도 한국은 32.9%인데 비해 일본 28.0%, 미국 23.3%, 독일 19.5%, 중국 19.4% 등으로 조사됐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소수 주력품목,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어 대외환경에 취약한 구조"라며 "특히 중국비중이 25%에 달해 사드갈등과 같은 돌발변수는 물론 중국 성장률 둔화는 우리나라에게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KIET)도 6일 '수출 편중도의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 편중도(2015년 기준)는 2.5로 경쟁국의 2.0∼2.1보다 높다고 밝혔다.

수출 편중도는 품목별 수출액 분포에 따라 계산되며, 수출 편중도가 높으면 수출 변동성도 커진다.

또 2011년 이후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민감품목 비중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소수 대형 우량품목에 수출이 쏠려 있어 해당 품목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수출 변동이 전체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 확대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반도체 같은 효자종목 외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블루칩 품목의 수출을 개발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