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매머드 수행단, 후속 고위급-실무회담 위한 짝짓기

2018-04-27 11:59:26 게재

임종석-김여정·서훈-김영철 등 남북정부 판문점 옮겨 놓은 듯 라인 형성 … 합참의장-총참모장은 '군비통제' 논의 염두

[남북정상회담] 세 번의 만남 세 번의 악수│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남북 정상은 2000년부터 3번을 만나 미래를 위한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 왼쪽부터 악수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2007),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2018). 연합뉴스


오늘 정상회담의 남북 양측 공식 수행단은 우리측 7명, 북측 9명으로 규모 자체가 매머드급이다. 여기에 남북관계와 대외분야는 물론 국방·군 분야 등 양측 주요 핵심들이 망라돼 있어 남북 정부를 판문점으로 옮겨온 듯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측 수행단은 임종석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등 7명이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이 수행단으로 판문점에 도착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다. 그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철 부위원장, 최휘 부위원장, 리선권 조평통위원장 등은 남북고위급회담과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방남했거나 남측 특사단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 배석한 인물들이다. 임종석 비서실장 등 남측 주요 인사들과 이미 안면을 트고, 대화와 소통을 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남북 수행단의 구성은 오늘 정상회담 이후 각급 차원의 남북대화와 접촉, 교류가 지속될 것임을 알리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정상회담 전문가 자문위원이기도 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 정상회담 이후 관계 발전을 추구할 후속 고위급회담, 실무급회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남북 수행단의 면면을 보면 이를 위한 소통채널 매칭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평통위원장 등의 대화파트너 짝짓기로 향후 남북관계 다양반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서훈-김영철, 조명균-리선권 채널은 이미 남북고위급회담과 남북미간 의견조율 및 의사 소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서훈 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내정자 신분이던 시기 남북미 3자간 물밑조율과 의사소통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에 군정권을 지닌 송영무 국방장관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국방분야 대화를 책임지게 되고, 리명수 총참모장과 정경두 합참의장은 양측 군정권자로 실질적인 군사위협 감소 문제를 논의하는 데 적격이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수행단으로 온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국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을 내용과 형식 면에서 완결하려는 의중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회담 진행을 염두에둔 구도라는 의미도 있다. 양 교수는 "김 상임위원장이 포함된 것은 핵심의제인 비핵화 문제 협의를 위한 단독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의 진행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와 평화정착 의제에 대한 남북정상대화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에 반영하는 과정을 위해 정의용-이수용-볼턴, 강경화-이용호-폼페이오의 3각 소통채널의 구도를 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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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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