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모델에 전 세계 주목"

2018-04-27 11:08:04 게재

'피스액션' 등 평화단체

"남과 북의 외교적 성과 전세계 분쟁지역에 희망"

남북의 지도자가 역사적 정상회담을 시작한 27일 전 세계 평화운동가들은 "한반도가 주체적으로 이뤄가고 있는 화해와 협력의 과정이 전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 희망과 기대를 던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를 마뜩잖게 여기는 전쟁광들이 한반도 평화무드를 방해하기 위해 퍼뜨릴 거짓정보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를 걱정하는 학자들 모임' 운영위원인 사이먼 천과 핵무기 배치 반대와 평화적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1957년 설립된 시민단체 '피스액션' 대표 케빈 마틴은 27일 온라인매체 '카운터펀치' 기고에서 "한반도에서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남과 북이 보여준 외교적 성과는 전 세계 곳곳에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세간의 추측과 달리 남북정상회담은 이후 벌어질 북미정상회담보다 더 중요하다"며 "남과 북이 평화와 화해를 향해 흔들림없이 전진해야 후속 정상회담들의 무대와 성격이 설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력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 일본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을 따지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추측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며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지만, 현재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한반도가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남북,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점 △2만8000명의 주한미군 존재에 대해 북한이 개방적인 입장을 내비친 점 △1953년 이래 유지돼온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를 남과 북이 논의했다는 점 등을 들어 "도무지 믿기 어려운 상황 전개"라며 미국의 적극적 동참을 주문했다.

이들은 "미국은 북한이 상호평화에 헌신하는 데 대해 주목할 만한 조치로 존중해야 한다"며 "미국은 한반도 평화협정에 서명하고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해 북한이 동북아와 전 세계 경제체제에 통합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미 의회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 미 상원의원 에드워드 마키, 올해 초 하원의원 로 카나가 발의한 '한반도에 대한 반헌법적 선제공격 금지법'을 의회는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며 "미국은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실현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 평화운동가이자 반전 평론가로 활동하는 마수드 나예리 역시 온라인매체 '글로벌리서치' 기고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서구 강대국들은 적잖은 충격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는 기념비적 상황이자 새로운 단계로의 전환"이라고 지적했다.

나예리는 "한반도에서 단 한발의 총성 없이도 비핵화에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재 상황이 주는 충격은 막대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평화운동을 조직하는 사람들에게 한반도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반도 정상회담의 여파는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고통받는 민족과 난민들에게 '우리도 한반도의 경험을 따를 가능성이 있는지' 자문하게 만들 것"이라며 "외국군대의 개입을 거부하고 임의적이고 일방적으로 주입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운동에 동기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화에 대한 훼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나예리는 "이런 급진적 상황 전개는 힘센 나라들의 전쟁광들에겐 악몽일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진정한 평화운동가들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는 각종 거짓정보가 홍수처럼 터질 것을 미리 알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평화활동가들은 언론이 전하는 상황을 그대로 믿지 말고 한반도에 들어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상황을 직접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최근 한반도 상황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매우 드문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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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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