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원년, 두 손에서 시작

2018-04-27 12:01:19 게재

문 대통령 "통크게 대화하고 합의하자"

김 위원장 "미래 보며 손잡고 걸어가자"

분단의 경계는 결코 넘지 못할 선이 아니었다.

평화, 민족의 역사를 새로 쓰다│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2017년 4월 27일 오전 9시 30분. 남과 북의 정상은 폭 50㎝에 불과한, 그러나 64년 9개월간 한반도를 짓눌렀던 군사분계선을 가볍게 오갔다. 손을 마주잡고 한발짝 내딛으며 그렇게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평화의 여정이 시작됐다.

10시 15분 회담장인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마주앉은 남북 정상은 양국 국민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평화를 바라는 온 민족과 세계의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 있고,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그동안 10년간 못다 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역사의 출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을 가지고 왔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서로 손잡고 가자"고 운을 뗐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현안 문제와 관심사에 대해 툭 터놓고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며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보다는 미래를 보며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가는 계기가 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과 서 훈 국정원장을, 김정은 위원장은 김영철 당 중앙위원, 김여정 제1부부장을 배석자로 앉혔다. 두 정상의 합의내용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남북의 연결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걸어서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로 MDL을 넘어 남측에 첫발을 디뎠고,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기다리다 김 위원장과 힘차게 악수를 했다. 남과 북을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한 뒤 두 정상은 북측지역으로 잠깐 넘어가 두 손을 잡는 깜짝 연출을 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오후 두번의 공식 정상회담과 기념식수, 산책대화를 갖는다. 백두와 한라의 흙과, 대동강과 한강물을 부어 1953년 분단의 해에 심은 소나무를 군사분계선으로 옮겨 심는다. 오후 회담을 마친 후에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이행방안을 담은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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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공동취재단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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