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지원금으로 두마리 토끼 잡는다

2020-05-22 11:14:19 게재

서울 자치구 '착한소비' 독려

1+1 구매하고 결제부터 먼저

전통시장서 소비하기 운동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서울 자치구가 '두마리 토끼'를 잡는 소비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웃에 필요한 물품을 하나 더 구매하거나 매출이 줄어든 업체에서 먼저 결제하는 방식이다. 공무원부터 주민까지 전통시장 소비운동도 펼친다.

정부에 앞서 부서별 업무추진비를 활용해 지역 업체에서 선결제하는 등 착한 소비를 주도한 양천구는 한단계 진화한 운동을 선보인다. 양천구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활용해 '마음 더하기 마음' 운동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재난지원금으로 지역 내 상권을 살리기 위한 착한 소비와 이웃을 위한 마음을 담은 착한 나눔을 한번에 실천하자는 취지다.

성동구 공무원들이 재난지원금을 활용,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한우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 성동구 제공


25일까지 공무원부터 앞장선다. 각 동주민센터와 부서에 나눔상자를 설치하고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구입한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을 기증, 푸드뱅크마켓센터에 기부한다. 센터는 일상적으로 생필품 등을 기부받아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부물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앞서 지난 14일 지역 상점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었고 휴지 등 생필품을 구입해 푸드뱅크마켓센터에 전달했다. 김 구청장은 "지역 상권을 살리려는 긴급재난지원금 취지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실천하고자 한단계 진화한 착한 소비 운동을 전개한다"며 "전국적으로 선한 영향력이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대문구는 선결제 방식 착한 소비를 한다. 평소 이용하는 음식점이나 동네 가게를 찾아 먼저 결제한 뒤 다시 방문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선결제와 달리 소상공인 업체도 화답한다. 지역 내 보습학원과 음악학원 37곳이 2개월치 수업료를 선결제하면 10% 깎아주기로 했다. 동대문은 참여 학원 명단과 추후 동참하는 업체 이름을 구 블로그에 게시, 공유한다.

다음달 8일에는 구 누리집에 착한 선결제 게시판을 연다. 업체에서 자유롭게 홍보를 하도록 장을 마련하는 셈이다. 주민들이 해당 게시판에 선결제한 영수증 등을 올리면 매달 3명을 추첨, 기념품을 지급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착한 선결제 운동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업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소상공인과 주민들이 동참하도록 선결제 인증 홍보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동작구와 성동구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전통시장 소비로 이끈다. 동작구는 20일 '힘내라 우리가족'을 주제로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를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구 공무원은 물론 경찰 소방 우체국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중앙대 숭실대 등 49개 기관 직원과 주민들까지 당일 2000여명이 장을 보고 외식을 했다.

매월 1·3주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와 함께 일상적으로 전통시장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구매금액별로 마스크나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선물하거나 구 누리집에 인증사진을 올리면 추첨 등을 통해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한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착한 소비운동에 동참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직원 1600여명이 전통시장을 찾는다. 구와 성동구공무원노조 성동구상인연합회가 아예 협약을 맺고 매주 한차례 전통시장 가는 날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생활용품은 물론 사무용품까지 구입한다. 구는 또 국별로 한곳씩 전통시장과 결연을 맺고 소비와 함께 시장 발전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한편 은평구는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아름다운 소비' 운동을 진행한다. '가치 있는 소비로 지역사회 공헌' '가족과 함께' '신속한 사용' 3원칙을 정해 단골집을 찾아 소비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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