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금연상담·치매안심서비스

2020-06-05 11:24:41 게재

동작구 '세이프약사' 활약 … 사랑방 역할도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박 모(72·서울 동작구 상도2동)씨. 기억력만큼은 자신했는데 지난해 7월 치매안심센터에서 검사를 받고 치료관리비 지원과 실종예방서비스 등 맞춤형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직전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간호사와 함께 '세이프 약사'가 함께 방문, 뇌경색 약을 찾았는데 집안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게 계기가 됐다.

고위험군 주민은 세이프 약사와 동주민센터 간호사가 함께 방문,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고 오남용하지 않도록 챙긴다. 사진 동작구 제공

5일 동작구에 따르면 주민들 지킴이를 자처한 '세이프약사' 활약상이 돋보인다. 지난 2013년 서울시에서 시작한 '세이프약국' 사업에 동참하는 이들인데 약력관리부터 금연상담이나 자살예방 지킴이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세이프는 '안전하다(safe)'는 의미가 아니라 '세밀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2019년 24개 자치구에서 평균 21.9곳씩 총 526곳을 운영했는데 동작구가 가장 활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27곳에 더해 올해 6곳이 동참, 33개 약국이 활동 중이다. 주민들에 1대 1로 복용하는 약물과 관련한 상담, 기본 건강정보 제공, 전문기관과 연계한 정신건강·금연상담 등을 제공한다. 2019년 한해 약력관리 상담 5844건에 정신보건센터와 금연클리닉 연계로 300건 가까이 상담하는 등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동작구는 특히 치매안심서비스까지 연계했다. 치매 위험이 있는 60세 이상 주민들을 살피고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뇌기능 개선과 복약지도 등을 진행하는 역할이다. 박씨는 그렇게 발견된 사례다. 최근에 약 처방을 받았는지, 남은 약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을 못해 '인지기능 선별검사'를 받도록 했다.

동주민센터 간호사와 함께 '집중관리군 관리 약국'에서 각 가정을 찾아간다. 세이프약국 가운데 8곳을 지정했다. 복합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다 5가지 이상 약물을 복용 중인 '고위험군'이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약물 오남용 등을 상담·관리한다. 이명자 바다의별약국(상도동) 약사는 "큰 수술 후 퇴원한 환자는 병원에서와 달리 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혈압 당뇨 심장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5~10종에 달하는 약을 먹는데 성분이 중복되거나 자가진단으로 약을 추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병원에 갈 형편이 안되지만 보건소 방문을 번거로워하는 주민들에는 세이프약국이 사랑방 역할을 한다. 약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주민이나 이해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에 보다 세밀한 정보를 줄 수 있다. 김소희 솔약국(사당1동) 약사는 "약국을 찾은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증상이 감지, 연계하면 보건소에서 해당 주민에 연락을 한다"며 "불편해할 줄 알았는데 대부분 사회적 관심을 반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지식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면서 상생하는 효과도 있다. 의약품상담에서 시작, 영양이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상담을 하고 주민들은 고마움에 다시 약국을 찾는 형태다. 동작구는 관계자는 "전문가 강의 연계 등을 통해 세이프 약사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주민들이 접근성 높은 집 주변 약국에서 세심한 건강관리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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