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길을 묻다
'100년 후'를 책임질 기술·시장 개척해야
반도체·이차전지 초격자 유지 … 산업 패러다임 바꿀 AI·양자기술은 뒤쳐져
대한민국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이다. 일제강점 36년과 전쟁에 따른 폐허를 딛고 60년 만에 이룩한 기적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철강 자동차 등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이 같은 성과는 세계 정치·경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못하면 순식간에 꺼질 수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전쟁에 가까운 경제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이제 20년 뒤 100년 뒤를 내다보는 준비가 필수다. 현재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산업을 유지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
반도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가 간 기술패권경쟁의 핵심이다. 미국 중국 EU 일본 등 경제 강국들은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에서 20여년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디지털전환 흐름속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스템반도체는 후발주자로서 팹리스 파운드리 모두 경쟁력이 낮다. 소재와 핵심 장비에 었어서도 외국 의존도가 크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장비는 1% 점유율 높이기도 무척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공급망 안정화는 경쟁력 강화에 필수이기 때문에 국산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차전지를 선도한 일본을 넘어 내수시장을 기반한 중국을 맹추격중이다.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년 전인 2017년보다 2.8배 높아진 34.8%(8월 현재)를 기록했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한국기업이 잘 하고 있지만 미래에도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중국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우리 강점인 리튬이온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연구개발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 개발은 100년 뒤 산업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주요 선진국들이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주목하는 것이 인공지능(AI)과 양자기술이다.
우선 AI 기술 발전은 산업과 사회 전반으로 혁명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 70%가 AI를 활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AI로 인해 글로벌 생산이 13조달러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자기술은 초미세영역에서 나타나는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파괴적 혁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등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육성중이다.
한국도 지난 6월 정보통신융합법에 연구개발 인력양성 표준화 등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해 육성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서는 4~5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인도(India)는 중국의 뒤(Next China)를 이어갈 유일한 대안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14억명의 인구와 그중 절반이상이 20대일만큼 젊은 인구구조, 중산층의 폭발적 증가가 인도의 핵심 경쟁력이다. 의무교육 확대, 대학진학률 20% 이상 등 교육열도 높다. 인도는 인구 상위 30%가 전체 부의 95%를 소유하고 있다. 4억2000만명(상위 30%)의 1인당 GDP는 약 7000달러에 이른다. 그만큼 우리 제품과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려있는 셈이다. 인도정부는 신설 제조업에 대해 법인세를 세계 최저수준으로 낮춰주는 등 'Make In India'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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