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글로벌 시장점유율 2.8배↑

2021-10-19 10:57:47 게재

일본 넘어 중국 추격

주행거리에 강점, 안전성 강화는 과제

K-배터리 성장이 눈부시다. 한국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5년전보다 2.8배 높아졌다.

19일 내일신문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월 한국 3사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4.8%였다. 이는 지난해 점유율 34.7%보다 0.1%p 높은 수치다. 5년전인 2017년 점유율 12.4%에 비해 2.8배 높아진 셈이다.


한국 3사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2018년 10.7%로 전년보다 감소했다가 SK온이 가세한 2019년 16%로 상승한 뒤 지난해와 올해 35% 가까이 치고 올라갔다. 세계 전기차 탑재 배터리 3분의 1이 K-배터리인 셈이다.

각사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8월 시장점유율 24.5%로 세계 2위를 유지했다. 2017년 8.5%에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1일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은 2017, 2018년 글로벌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2019년 1.7% 점유율로 글로벌 10위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수직상승해 지난해 5.4%, 8월 현재 5.4%를 기록해 글로벌 5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2017년 3.9%로 5위를 차지했다. 2018년 3.1%로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다가 2019년(3.8%)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지난해 (5.8%)까지 5위를 유지했다. 올해는 점유율이 4.9%로 다소 하락하면서 SK온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일본 점유율 하락, 한국과 중국 상승 = 자동차용 배터리시장은 한중일 삼국이 글로벌 10위 기업을 삼분하고 있다. 2017년 이후 한중일 외 국가 배터리기업이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10위권 외 기타 기업의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2017년 30.9%에 달했으나 8월 현재 6.5%로 크게 줄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2.8배 오른 반면 일본은 16.9%(2017년)에서 7.9%(2020년)를 거쳐 8월 현재 14.3%로 내려앉았다. 5년 동안 점유율이 소폭(2.6%p) 하락한 셈이다. 파나소닉이 전기차 테슬라 호조에 힘입어 13.3%를 점유하며 3위에 올라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 점유율 합계는 8월 현재 44.4%였다. 2017년 39.8%보다 4.6%p 상승했다. 지난해 한국에 비해 주춤했다가 내수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점유율을 다시 높였다.

특히 글로벌 1위 중국의 CATL은 점유율 30.3%를 기록, 2017년 18.2%보다 1.6배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K-배터리 선전은 한국 배터리 회사들의 뛰어난 제조능력 때문"이라며 "유럽 미국 중국 현지생산을 통해 완성차업체 요구를 반영한 배터리를 공급하는 곳은 K-배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안전성과 주행거리 '두 마리 토끼' 잡기 = 한국 배터리기업의 성장에 대해 해외 주요언론과 전문가들은 원자재 공급망 문제와 인재부족, 잇딴 화재에 따른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최근 보도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한국 기업들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배터리 필수 소재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무역분쟁이나 지정학적 충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배터리 원료 생산에 수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 로이터는 "한국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첨단기술의 지속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분야 규모는 지난 5년간 2배 증가한 데 비해 한국 연구와 설계 분야는 3000명의 석사급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인재 부족은 일부 직원들이 더 나은 임금을 받고 외국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리튬이온배터리 안전성이 이슈로 떠올랐다.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가능성이 적은 리튬인산철(LFP)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대부분 LFP를 생산한다. CATL 배터리가 테슬라에 장착되면서 LFP가 떠오르는데 한몫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최근 LFP배터리를 연구개발하거나 생산을 검토중이다.

LFP는 삼원계 또는 사원계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싸고 화재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에너지밀도가 낮아 단위 무게당 주행거리가 짧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LFP는 주행거리가 짧아 이른바 세컨드카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고급형 중장거리 전기차는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가 차지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특허인 '막대형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화재발생이 없었던 점에 비춰볼 때 소재개발을 통해 화재 위험성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310만대에서 2030년 5180만대로 17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 수요도 2020년 139GWh(BEV PHEV)에서 2030년 3254기가와트시(GWh)로 23배 가량 커질 전망이다. 생산능력도 688GWh에서 2030년 4222GWh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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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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