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일본의 태양광발전 대량 보급전략
일본정부는 4월 4일 관계부처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신형 태양전지를 2030년까지 보급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결정구조를 가지고 구부릴 수 있는 태양전지를 일본기업이 양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공시설이나 전철역, 학교 등 좁은 장소에도 대량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2017년의 5.8%에서 2021년 9.5%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에너지 기본계획이 정한 2030년 14~16%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태양광 발전 보급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일본 자원에너지청(2022.10)에 따르면 국토의 평지 면적당(㎢) 태양광 발전 시설 도입량은 470kw로, 탈원전을 이룩한 독일의 219kw에 비해 두배 이상 많고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다. 간편하게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평지가 부족한 국토 요건에서 일본정부로서는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일본정부 신형 태양전지 2030년까지 보급하는 정책 결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현재 보급되고 있는 실리콘 재료 기반의 태양전지와 달리 제조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가벼운 필름 형태로 만든다는 장점이 있어 제조비용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무게가 실리콘형 태양전지의 1/10로 가볍고 유연한데다 희토류 등의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일본이 세계 2위의 생산규모를 가진 요오드가 주원료인 것도 장점이다. 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내구성 제고 기술이 어느 정도 향상됨으로써 폴란드 중국이 양산하기 시작했다. 일본기업 중에서도 세키스이화학이나 도시바 등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전효율을 15%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일본기업의 연구개발과 양산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제산업성이 주도하면서 국토교통성 총무성 농림수산성 환경성 등이 구체적으로 보급을 위한 규제 제도 자금 측면에서 지원 정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세키스이화학은 철도회사인 JR서일본과 함께 2025년 개업을 앞둔 오사카 지하역에 필름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정부는 태양광 발전 등 불안정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대량보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의 송배전망을 개편해 나갈 계획이다. 해저직류 송전망을 정비하면서 지역 간의 기동적인 송배전과 함께 각 지역, 소규모 영역 차원에서의 전력 수급조정 능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전력저장장치, 전기차, 각 가정과 기업의 전력기기를 통한 전력 수급조정 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철도 공항 통신 공장 빌딩 등 대량 전력 수요자의 경우 전력 저장장치를 확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도 차세대 태양광 발전 기술 조기 양산화와 대량 보급정책 중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재생에너지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페로브스카이트와 같은 차세대 태양광 발전 기술의 조기 양산화와 대량 보급정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관련 스타트업 기업 등의 활성화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로운 분산형 전력망에 대응한 계통전력망의 종합적인 정비와 함께 전기차, 전력저장장치, IoT화된 조명, 공장 및 오피스의 기계 설비 등 전력 수요측의 분산 에너지자원(DER, Distributed Energy Resources)을 활용한 전력수급의 안정화, 기능강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기존 전자·기계류의 DER화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디지털기술과 그린기술로 고부가가치화 되는 차세대 제품경쟁력의 혁신 흐름이기도 하다.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산업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전력회사의 어려움도 고려해서 전력망의 혁신 투자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DER과 연계된 새로운 전력망에서 수집 가능한 정보 등을 기초로 해 각종 신형 디지털 서비스 수익을 확보할 방안 등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