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알리, 거친 ‘공격행보’

2024-02-08 13:00:01 게재

‘수수료 0’ 국내 판매자 첫 모집 … ‘판 키우기냐, 시장 잠식이냐’ 엇갈린 셈법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판매자 입점 신청 화면. 사진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시장 공략행보가 심상찮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하는 국내 판매자에겐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출혈’까지 감수하며 한국내 경쟁자들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사실상 한국 전자상거래업계를 ‘도발’하는 모양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K-venue’(케이베뉴)에서 함께 할 국내 판매자들을 모집하고 입점과 동시에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동반성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판매가격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 보인다. 입점 업체 수수료 면제로 소비자 판매가를 대폭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국내 판매자에게 입점 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면서 “케이베뉴 입점사 모두에게 적용돼 당분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광군제와 더불어 가장 큰 규모 판촉행사인 3월 ‘애니버서리 세일’에도 바로 참여해 매출 확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베뉴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내 상품 판매 채널이다. 현재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 등 주요 브랜드가 케이베뉴에 입점했다. 케이베뉴에서 판매할 제품은 한국에서 직접 무료로 배송하며 배송기간은 상품과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3일 내에 배송한다는 게 알리익스프레스 측 주장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서해안 지역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을 계획임을 밝혔다. 업계에선 이미 부지 물색을 끝내고 공사 착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에 30% 안팎의 입점·판매 수수료를 내고 있는 국내 판매자 입장에선 파격적인 대우로 받아들여질 만한 대목인 셈이다.

반면 쿠팡 등 기존 전자상거래업체에겐 강력한 도발로 비춰질만하다. 자칫 출혈경쟁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 확대라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아 보인다. 때문에 한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은 판을 키울지, 아니면 시장을 빠르게 잠식 당할지 촉각을 곤두 세울 수 밖에 없다. 알리익스프레스 거친 행보가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한국시장은 알리익스프레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직구 상품외에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국내상품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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