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주권자의 선택은 | ③ 영남·강원
낙동강 빅매치…여 ‘중진 저격수’ 야 ‘현역 프리미엄’
16대 총선에선 국민의힘 독식 … 17대 이후 ‘균열’
여당, TK 25석 석권 도전 … 경산 지역은 무소속 변수
강원, 지역구 현역의원 8명 모두 재도전 ‘무풍지대’
영남권 의석수는 부산·울산·경남(PK) 40석, 대구·경북(TK) 25석으로 경기도 의석수보다 많다. 다만 TK 지역을 국민의힘이 철옹성처럼 지켜왔다는 점에서 승부 면에서는 PK 지역, 특히 낙동강벨트 지역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TK 전석에 이어 PK 전석을 노리는 국민의힘과 영남 교두보인 낙동강벨트만은 사수해야 하는 민주당의 빅매치가 진행중이다.
◆선거구 개편 직격타 어디에 = 야당세가 강하다고 평가되는 낙동강벨트는 16대 총선 때만 해도 국민의힘 전신 정당의 텃밭이었다. 당시 7석이었던 낙동강벨트를 한나라당이 석권했다.
이상 조짐이 일기 시작한 것은 17대 총선이다. 2004년 4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김해갑과 김해을에서 열린우리당 김맹곤 최철국 후보가, 부산 사하을에선 열리우리당 조경태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 지역의 ‘민주당 족보’가 시작됐다.
이후 낙동강벨트는 이른바 영남권의 스윙 스테이트(경합지)로 여야에 대한 민심을 알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했다. 민주당이 180석의 대승을 거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낙동강벨트에서도 5곳을 얻어내 4석을 얻은 미래통합당을 눌렀다.
지역구 개편으로 종전 9석에서 10석으로 늘어난 낙동강벨트의 관전 포인트는 국민의힘의 중진 재배치를 통한 탈환 전략의 성공 여부다.
경남 양산을에선 전직 경남지사 간 빅매치가 진행중이다.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지역구를 옮긴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경합하면서 전국의 이목이 쏠린 격전지가 됐다. 양산을은 20대 총선, 21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선출됐지만 초접전 양상을 보인 지역이어서 양 후보 모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김해을에도 국민의힘에선 중진 의원인 조해진 의원을 급파해 현역 의원인 김정호 민주당 의원과 금배지를 놓고 다툰다.
부산 북갑에서는 재선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5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는다. 부산시장을 지내기도 한 서 의원은 부산진갑 지역에서 당의 요청으로 선거구를 옮겨 출마했다.
이 지역은 지역구 개편의 영향을 직격타로 받을 전망이다. 기존 부산 북강서갑, 북강서을 2개 지역구가 북갑, 북을, 강서 3개 지역구로 개편됐는데 과연 어느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이다. 전 의원 입장에서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역인 만덕1동이 부산 북을 지역구로 떨어져나갔다는 점이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지역도 선거구 조정의 영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대결하는 사하갑에선 사하을에 포함돼 있던 신평2동이 새로 편입되면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낙동강벨트는 아니지만 선거구가 남구 갑·을이었다가 남구 하나로 통합된 지역구에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현역 간 대결을 치르고 있다.
◆‘조용한 공천’ TK, 조용한 선거 = TK 지역은 국민의힘에서 얼마나 공천잡음이 이느냐에 따라 무소속이나 또다른 보수정당이 의석을 가져가곤 했던 곳이다. 16대 이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나 친국민의힘 성향 무소속 외에 다른 후보가 의석을 가져간 때는 친박연대 바람이 불었던 18대 총선, 민주당 소속 김부겸 의원이 당선됐던 20대 총선 때뿐이다. 직전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이 24석,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가 당선돼 사실상 전석을 가져갔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 중심의 ‘조용한 공천’을 한 만큼 TK 지역 전석 석권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역 TK 의원들 중 공천에서 배제된 홍석준 의원 등의 일부 반발 움직임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리된 상태다.
경북 경산 지역은 결과를 지켜봐야 할 유일한 지역구로 꼽힌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자신이 4선을 지낸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최 전 부총리는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복역하다 2022년 특별사면됐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인 윤두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단수 공천을 받은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가 30대의 패기로 최 전 부총리에 맞서고 있다.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조 후보는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내세우며 지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치신인 무풍지대 강원, 현역 모두 생환? = 상대적으로 전국적 관심이 덜한 강원도 지역에선 8개 지역구 모두 현역 의원들이 공천을 받아 재등판하게 됐다. 국민의힘 6명(권성동 한기호 이철규 이양수 유상범 박정하)과 민주당 2명(송기헌 허영)이 모두 당으로부터 공천권을 따낸 것이다.
강원도의 정치1번지 춘천갑에서는 허 영 민주당 의원과 정치신인 김혜란 전 판사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김 전 판사는 당내 경선에서 현역인 노용호 비례대표 의원을 누르고 본선행을 결정지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 지역에선 새로운미래의 강원도당 공동위원장인 조일현 전 의원도 경쟁구도에 합류해 일합을 겨룬다.
원주갑에서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과 원창묵 민주당 전 원주시장의 리턴매치가 열린다. 수도권 여론에 민감한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릉에서는 5선에 도전하는 권성동 의원과 김중남 민주당 강원도당 탄소중립위원장, 이영랑 개혁신당 후보가 대결하게 됐다. 지역내 최다선 의원인 권 의원의 수성 전략과 정치 신인들의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동해·태백·삼척·정선에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속초·인제·고성·양양에선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다.
김형선·부산 곽재우·대구 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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