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공격 미국 우려 고려키로
양국 ‘라파’ 화상회의
다음주 대면회의 진행
“합의 도달 신호 없어”
이스라엘의 가지자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 공격 계획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가운데 양국 고위관리들이 1일(현지시간) 화상 회의를 개최하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측 카운터파트와 전략협의그룹(SCG)을 소집하고 화상회의를 진행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부 장관, 자히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으며 양국 정부 관련 기관의 전문가와 고위 관리들도 자리했다.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전 계획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고려하기로 했고, 이르면 다음 주에 양측이 직접 만나 후속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로이터·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2시간 반 이상 진행된 이번 회의는 양측 모두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으며, 라파에서 하마스를 물리쳐야 한다는 목표에는 동의했으나 미국은 라파에서의 다양한 행동 방침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은 라파 전면 공격 대신 민간인 피해를 제한하면서 하마스 지도자들을 사살하거나 생포하기 위한 ‘표적화 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미국 측은 라파의 다양한 행동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이스라엘측은 이를 SCG가 감독하는 전문가들간 후속 논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후속 논의에는 이르면 다음 주 SCG 대면회의가 포함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회의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라파 지상전을 수행 할 수 있다며 공격 계획을 미국측에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소식통은 “양측이 이견을 좁혔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양측 회의 참가자들이 라파의 향후 진로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는 신호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5일 유엔 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요구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 대신 기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결의안이 통과되자 이스라엘은 반발하며, 라파 공격 문제 논의를 위해 미국에 파견하려던 정부 대표단 파견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미국은 공개적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표명하는 등 양측간 갈등이 커졌으나 이날 온라인 회의가 진행되면서 대화는 재개됐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에 대한 지상공격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도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전 및 민간인 대피, 인도적 구호 준비가 됐다. 라파 작전 없이는 하마스를 이길 수 없다”며 라파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대규모 피난민이 집결해 있는 라파에 대한 지상 공격에 대해 “실수”라면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온 상태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