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둔화에 30년 된 상하이 슈퍼마켓체인 폐업
이커머스에도 밀려
상하이에서 30년 가까이 운영돼온 슈퍼마켓 체인 ‘시티숍’이 최근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소비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23일 고급 슈퍼마켓 체인인 시티숍이 지난주 마지막 2개의 매장을 폐쇄하고 운영상의 어려움과 자구책 실패를 이유로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스토어 운영도 함께 중단했다.
시티숍의 여러 공급업체는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부터 이미 대금 지급이 지연돼 왔다고 밝혔다. 공개 정보에 따르면 시티숍은 계약 분쟁과 관련해 27건의 소송을 당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시티숍은 법적 조치를 통해 미결제 채무를 해결하고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공지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시티숍은 상하이에서 수입식품을 최초로 도입하고 고급 고객을 타깃으로 한 슈퍼마켓 체인이다. 2017년에는 지분 일부를 현지 신선과일 소매업체 프루트데이에 매각했고, 이듬해에는 이커머스 대기업 JD닷컴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전성기에는 상하이 전역에 수십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최근 몇년 새 매장이 3개로 줄었다.
시티숍의 폐업은 경기 둔화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오래된 오프라인 매장들도 팬데믹으로 악화된 소비자 행동의 변화와 이커머스와의 경쟁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전국 소비재 소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지만, 슈퍼마켓의 소매 판매량은 오히려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