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죄 못 끊은 청년층 15명 구속
중고차 사기에서 코인 사기로 전업
수법을 바꿔가며 사기 범죄를 계속한 청년들이 대거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코인투자를 이유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A씨 등 37명을 검거해 이중 15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등은 10년전부터 기승을 부리던 중고차 강매 사기 일당이다. 2015년부터 2022년 사이에 인터넷에 중고차 허위 매물을 올린 뒤 구매자에게 다른 차량을 강매하는 등 범죄를 일삼다가 검거된 이력이 있다.
중고차 시장이 투명해지자 이들은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다. A씨는 2022년 말부터 과거에 함께한 중고차 사기 일당 11명을 모았다. 이들은 30여명까지 규모를 늘렸다. 단기로 빌린 사무실에 콜센터를 만들고,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화 등으로 리딩방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연락했다.
‘그동안 리딩방에서 피해를 입었으니 상장이 확정된 코인으로 피해를 보상하겠다’ ‘코인을 추가 매수하면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 식으로 꼬드겼다. 이후 유명 증권사를 사칭한 일당이 ‘보상받은 코인을 비싼 가격에 되사겠다’고 바람을 잡았다. 단계적으로 의심을 거두게 하는 수법이다.
이렇게 80여명이 보낸 돈만 54억원. 피해자들이 송금을 하면 A씨 등 일당은 연락을 끊었다.
A씨 등은 그동안 수차례 범죄 전력이 있기 때문에 조직관리는 치밀했다. 수익은 매주 현금으로 정산했고, 대포폰만 사용했다. 신용카드 사용은 물론, 본인 명의 휴대폰 소지도 금지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콜센터 주변에 주차를 하거나 순찰 중인 경찰의 의심을 받지 않도록 몰려다니는 일도 없었다.
이번에 검거된 37명 중 자금 세탁책 1명(40대)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20~30대다.
경찰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별다른 직업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범죄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며 “과거 처벌받은 후에도 수법을 바꿔 사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 일당에게 흘러간 리딩방 피해자 명단을 역추적하고 있다. 또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을 적용하고,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기소전 몰수·추징보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