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낙동강 교량 건설사업 ‘첩첩산중’
환경청 넘어도 문화재청
줄줄이 ‘보완·반려’ 처분
환경영향평가 고비를 넘은 줄 알았던 부산시의 낙동강 교량 건설사업이 겨울철새 문제로 또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엄궁대교 건설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보완 처분을 내렸다.
엄궁대교는 3455억원을 들여 강서구 대저2동과 사상구 엄궁동을 잇는 길이 2.9㎞의 다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1년 12월 겨울철새 조사가 미흡해 반려된 지 2년 3개월 만에 다시 제출했던 평가서다.
이번에도 동시에 진행 중인 낙동강 3개 교량(대저대교·장낙대교·엄궁대교)으로 인한 겨울철새 보호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유사개발 사업들이 연결되니 더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계획을 검토·분석한 후 보다 실효적인 저감방안을 마련하라’고 제시했다.
부산시는 당혹스런 분위기다. 가장 난제였던 대저대교가 지난 1월 6년 만에 환경영향평가 관문을 최종 통과했고, 엄궁대교와 같은 날 반려됐던 장낙대교 역시 지난해 9월 협의를 이미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엄궁·장낙대교는 한 개의 도로나 다름없는 형제다리로 불린다. 1177만㎡에 달하는 에코델타시티의 좌측 서낙동강을 연결하는 도로가 장낙대교이고, 우측인 낙동강 본류를 연결하는 도로가 엄궁대교다. 어느 한쪽 사업이 지체되면 전체 도로의 기능이 상실된다.
장낙대교는 두차례 보완을 거쳐서 1년 3개월 만에 환경청 협의과정을 마쳤다. 엄궁대교는 평가서 제출이 2년 가까이 늦은 상태다.
환경청 협의과정을 넘는다 하더라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는 것도 문제다. 낙동강 일대는 ‘천연기념물 179호 낙동강하류철새도래지’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가 필수적이다.
앞서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넘은 대저대교와 장낙대교의 경우 문화재청이 연이어 퇴짜를 놨다. 대저대교는 지난 2일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회의에서 부결통보를 받았다. 장낙대교는 지난해 12월 신청했지만 올해 1월 회의에서 불허 결정이 났다. 문화재청은 ‘개발이 자연유산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구체적인 철새 대체서식지 계획 자료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조류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에 대비 중”이라며 “엄궁대교도 겨울철새 조사문제가 아니어서 보완서 제출시기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