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분기 최대 수출국은 미국…10년 1위 중국 제쳐
올해 1분기 미국이 중국 본토를 제치고 세계 하이테크 허브인 대만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대만이 공급망 분리를 진행하며 서구 동맹국 시장으로 눈에 띄게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대만 국제무역관리국 데이터를 인용해 1분기 대만의 대미 수출규모가 266억2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 본토로 보낸 224억7700만달러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본토는 지난 10년간 매년 대만의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미국을 앞섰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 본토와의 격차는 2022년 450억달러 수준에서 2023년 20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본토에서 대만 제품을 수입하는 많은 외국인 투자 수입업체들은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동남아시아나 그보다 더 먼 곳으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재수출을 위해 조립되는 휴대폰과 PC 부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 본토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점점 더 많은 중국 기술 기업의 미국 사업을 제한하고 있다.
2022년 말까지 이어졌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나타난 중국 내 공급망 병목 현상도 공급망을 중국 외부로 이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에 대한 수출액은 2024년 1분기 222억8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다. 아세안 지역은 중국과 미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떠오르는 공장 지역이다.
대만 경제연구소의 다슨 치우 연구원은 “이는 공급망의 변화”라면서 “중국 본토로 향하던 대만의 수출품 중 일부는 이제 동남아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 레이팅스의 아시아태평양 국가 신용등급 담당 이사인 조지 쉬는 “2024년 1분기 대만의 대미 상품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대만에서 제조 및 조립된 정보 및 통신 기술 제품의 선적 급증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고성능 서버 및 클라우드 컴퓨팅 장비와 같은 인공지능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대형 기술 기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만 공급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이코노미스트 해리 머피는 대만산 제품에 대한 중국 본토의 관심은 결국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중국 제조업의) 점진적인 회복은 대만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실업률이 높아지고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2025년까지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