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GDP 성장률 반토막, 정부지출•소비감소 영향
전분기 3.4%에서 1.6%로 크게 둔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3.4% 상승
미국이 예상보다 저조한 1분기 경제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연율 1.6%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3.4%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의 1분기 전망치인 2.4%에도 한참 못 미쳤다.
상무부는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둔화한 이유로 개인 소비와 수출, 주 정부와 지방정부 지출 증가세가 감소했고, 연방정부의 지출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2022년 2분기 -0.6%로 바닥을 친 뒤 2022년 3분기에 2.7% 성장으로 돌아서며 4분기 2.6%, 2023년 1분기 2.2%, 2분기 2.1%, 3분기 4.9%, 4분기 3.4% 등 6분기 연속으로 2%를 넘는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1분기에 1.6%로 위축됐다.
경제 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돌았는데 물가는 큰 폭으로 올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날 GDP 성장률과 함께 발표된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 1.8%를 크게 상회한 수치로 지난해 1분기 4.2% 증가 후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1분기 3.7% 증가했는데 이 역시 전문가들이 예상한 3.4%보다 높았다. 경제분석업체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경제학자인 콘스턴스 헌터는 뉴욕타임즈(NYT) 인터뷰에서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오는 26일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하는데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PCE 가격지수를 고려하면 3월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거나 이미 발표한 1·2월 가격지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당초 올해 상반기로 기대했던 금리 인하는 최소 하반기로 미뤄지고, 연준이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5.12포인트(0.98%) 내린 3만8085.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3.21포인트(0.46%) 하락한 5048.42를, 나스닥 지수는 100.99포인트(0.64%) 밀린 1만5611.76으로 마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